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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토스' 이승건 "돈 벌려 존재하는 회사 아니다"

  • 2019.05.23(목) 17:42

"가볍고 안전하고 간편한 금융 만드는 게 꿈"
"도전 해결될 때마다 한국 금융혁신 한걸음씩"
"인터넷은행 자금조달, 토스에 어려운 일 아니다"

"돈 벌기 위해 존재하는 회사가 아니다."

23일 열린 '코리아핀테크위크 2019'에 강연자로 나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한 말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2015년 선보인 간편송금 앱 '토스'는 누적 다운로드 2600만명, 누적 송금액 45조원을 넘겼다. 수조원의 돈이 토스에 몰렸지만 그의 목표는 '더 큰 숫자'는 아닌듯했다.

그는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금융을 가볍고 안전하고 간편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그 꿈이 달성된다면 우리가 꼭 가장 큰 성공한 회사가 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다. 이 측면에서 보면 이 대표는 길을 잃은 경영자다. 하지만 토스가 걸어온 길을 보면 치과의사 출신인 그는 경영자 보다 개척자에 가깝다.

"2014년 토스를 첫 출시했다. 금융당국에서 합법적인 요소가 있지 않으니 내리자고 했다. 서비스는 셧다운 됐다. 관련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선 (자본금) 10억원이 필요했다. 돈이 없었다. 한국에선 핀테크에 대한 투자가 불법이었다. 은행이 직원 5명인 작은 기업(토스)과 협업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는 토스가 폐쇄된 1년 동안 금융당국을 원망하지 않았다. 대신 "핀테크가 무엇이고,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고, 왜 필요한지를 알리고 다녔다"고 한다.

그는 "보통 기업이라면 하지 않았을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1년 넘게 규제 개선 요청과 핀테크를 세상에 알리는 일을 했다. 그 결과 2015년 1월 청와대에서 직접 대통령께 업무보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그 날을 계기로 여러 규제가 풀렸다"고 말했다.

토스가 길을 내자 수많은 핀테크 기업이 몰려들었다. 핀테크에 대한 투자가 합법화됐고 간편송금과 스크래핑 조회 서비스(데이터 자동추출) 등이 허용됐다. 그는 "도전이 해결될 때마다 한국 금융혁신이 한걸음씩 나아갔다"고 말했다.

토스로 핀테크 성공 신화를 쓴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두번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굳이 토스가 은행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은행에서 뻔한 금융상품만 나오고 은행은 소외계층에 제대로된 금융상품이 제공되지 않고 안전한 대출만 하고 있다. 1기 인터넷전문은행은 중금리대출과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대출 공급이라는 정책적 목표가 있는데 해결하지 않고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가 내세운 모델은 포용과 혁신을 강조한 '유럽형 챌린저 뱅크'다. 그는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은행 업무의 모바일화에 집중했다"며 "수익을 높이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고 신뢰를 회복하는 2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했고 성장했다. 기존 은행처럼 예대마진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지 않고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고객에게 더 많이 주게 되면 장기적으로 이익은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이 끝난 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인터넷전문은행 자본 유치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에 답을 할 때 그는 자신감 넘치는 경영자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1기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보면 어느정도 자금 조달이 필요한지 계산이 된다. (자금조달을) 못할 것 같으면 (도전) 할 리가 없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토스가 그 정도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토스에게 더 이상 어려운 일은 아니다. 토스가 카카오뱅크보다 더 많은 유저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은행상품을 붙여 팔기 시작하면 바로 그 정도 트래픽은 나올 수 있다. 자금 조달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걱정 안해도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26일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가 가볍고 안전하고 간편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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