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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돈 잘벌고 튼튼한데 'PBR은 세계 최하위권'

  • 2019.10.28(월) 15:45

'은행 PBR' 보고서…6년째 OECD 최하위권
"글로벌 금융위기 겪지않고 건전성 좋은데 매우 의외"
시장친화적 규제·배당확대·국민연금 투자확대 등 해법 제시

"밥값도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2017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KB금융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7배 수준이라며 이 같이 꼬집었다. PBR은 주가를 순자산(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1배보다 작으면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KB금융의 PBR은 0.48배로 2년전 보다 더 떨어졌다. 윤 회장은 최근 "PBR이 너무 낮은 수준"이라며 "회장 취임할 때 자기자본이익률(ROE,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 4.5%에서 8.5%로 높아졌지만 PBR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말했다. 당기순이익은 늘었지만 주가는 제자리에 있다는 얘기다.

'밥값 못하는' PBR은 KB금융만의 문제가 아닌,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 모두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올들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회장 등이 해외 IR에 직접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사의 PBR 동향과 시사점'을 보자.

국내 은행과 금융지주 9개사(하나금융,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기업은행,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제주은행)의 PBR은 9월말 기준 0.42배로 2011년 이후 9년째 1배 밑에 머물러 있다. 이 보고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봐도 한국 은행주의 PBR은 최하위권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OECD 34개국에 상장된 은행과 은행지주 845개사의 국가별 평균 PBR를 구한 결과, 한국 은행의 PBR(0.46배)은 OECD 평균의 3분의 1 수준으로 34개국 중 29위에 머물렀다.

한국보다 은행주 PBR이 낮은 곳은 유럽 부채위기를 일으킨 그리스와 포르투갈, 이 국가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본 프랑스와 슬로베니아 등이었다.

세계적으로 국내 은행의 PBR이 최하위권에 머문 것은 2013년 이후 6년째다. 은행들이 안정적인 건전성을 기반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는 셈이다.

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은 미국과 유럽의 은행과 달리 글로벌 금융위기 시 경영위기를 겪지 않았고 자산건전성도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의외"라고 분석했다.

'더 뱅커(The Banker)'의 글로벌 은행 순위 기준 세계 51~100위 은행의 PBR과 비교해도 한국의 은행은 최하위권이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한국의 은행 순위가 몰려있는 세계 51~100위 은행의 PBR를 계산한 결과, 해외 34개사의 평균 PBR은 1.22배로 한국 은행주 PBR(0.46배)를 크게 웃돌았다.

한국의 은행보다 PBR이 낮은 곳은 최근 대손 이슈가 제기된 중국은행 3곳(Hua Xia Bank, Bank of Shanghai, Bank of Jiansu),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독일의 은행(Commerzbank), 마이너스 금리로 수익성이 악화된 일본의 은행(Resona Holding),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은행(VTB Bank) 6곳뿐이었다.

원인은 다양하다. 은행 전망이 어둡고 배당은 적다. 여기에 규제는 심하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가계대출 확대와 비은행 인수합병(M&A) 등으로 높은 자산 증가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은행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주가 막대한 자금을 M&A에 투입해 덩치를 키우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랭한 셈이다.

이 보고서는 개선방안으로 4가지를 제시했다. 동일인이 은행 지분 10% 이상을 보유 못하게 한 보유제한 대상에서 국민연금기금을 제외하고 시장친화적 규제를 통해 정책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또 배당으로 국부가 유출된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을 다각화하는 방안이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핵심예금 확보, 교차판매 확대 등을 저해하는 규제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며 "최근 파생결합펀드(DLF)사태가 발생했는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일 없도록 무조건적 금지보다 상품의 제조, 유통, 판매 등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고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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