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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자사주 소각에 '곳간' 열었다

  • 2019.12.10(화) 16:28

KB금융, 1000억 자사주 소각…금융지주 최초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 이후 첫 소각"
이익잉여금 활용하는 배당·자사주 소각 '투 트랙'

KB금융지주가 오는 12일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한다. 자사주 1주당 가격은 4만3410원으로 총 1000억1만3970원어치다. KB금융이 자사주를 인수할 당시 가격(장부가)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KB금융이 1000억원에 산 'KB금융 주식'을 '태워 없앤다'는 얘기다.

◇ 왜 주식 태울까

KB금융이 자사주를 소각하는 이유는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다. 발행된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원리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이다. 현재 KB금융 PBR은 0.54배다. PBR은 주가를 순자산(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1배보다 작으면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PBR(0.46배)은 OECD 34개국가중 29위에 머물러 있다. 한국보다 낮은 곳은 유럽 부채위기를 일으킨 그리스와 포루투갈 등 이다.

KB금융 경영진은 '실적'만큼 '주가'에 큰 의미를 주고 있다. 실적이 아무리 좋더라도 '시장의 평가'(주가)가 나쁘면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1조4151억원에서 지난해 3조619억원으로 4년만에 2배 넘게 늘었다.

주가는 실적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KB금융 주가는 윤 회장이 취임한 2014년 11월21일 3만9200원,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된 2017년 11월20일 5만7100원을 거쳐 작년 1월 6만7700원까지 올랐다. 정점을 찍은 주가 이후 내리막을 걷다 현재 4만8300원으로 주저앉았다.

2017년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당시 PBR 0.7배에 대해 "밥값도 못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는데 현재는 그때보다 더 떨어졌다.

KB금융 관계자는 "배당성향 늘리고 자사주 매입하는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위한 여러 조치를 취했고, 이번에 업계에서 처음로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냈다"고 말했다.

◇ '한 주머니'서 나오는 배당·자사주 소각

국내 금융지주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을 늘리는 방식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펼쳤다.

주주에게 직접 현금·주식을 주는 배당과 함께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이익 환원 정책으로 손꼽힌다. 두 가지 정책의 재원도 '이익잉여금'이라는 한 '곳간'에서 나온다.

KB금융이 배당과 함께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낸 것은 배당을 확 늘릴 수 없는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KB금융의 배당성향은 2014년 21.5%에서 지난해 24.8%으로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 "배당성향을 25%로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30%로 맞추겠다"는 윤 회장의 '일차 목표’에 거의 도달한 셈이다.

하지만 금융회사가 배당을 늘리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외국인 주주가 70%에 육박하는 지배구조 특성상 '이자로 번 돈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융당국도 과도한 배당은 암묵적으로 관리하는 분위기다. 2011년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배당을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권혁세 당시 금감원장이 "사회공헌과 서민금융을 충분히 한 뒤 배당을 얘기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재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배당을 관리하지 않지만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 배당은 하나금융 25.54%, KB금융 24.8%, 신한금융 23.86% 등으로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KB금융이 선제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다른 금융지주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는 높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배당을 대폭 늘리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금융지주 자사주 보유 현황을 보면 KB금융 2847만7202주, 신한금융 1388만2062주, 하나금융 867만6700주, JB금융 263만8818주, BNK금융 1만4855주 등이다. 우리금융과 DGB금융은 자사주를 갖고 있지 않다.

신한금융은 내년에 자사주 148만5697~823만2906주를 매입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의 잔여 지분(40.85%)을 추가로 인수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인데 증자로 기존 주주의 주식이 희석되지 않도록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KB금융과 자사주 소각 이유는 다르지만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를 유지한다는 측면에선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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