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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찜찜하던 건전성관리 부담덜었다…"대출 지원 속도"

  • 2020.03.30(월) 16:40

당국, 바젤Ⅲ 중 '위험가중자산 산출방식 완화' 조기 시행
은행, 건전성 지표 BIS비율 악화 부담 덜어
"중소기업·소상공인·금융시장 안정 지원 속도"

시중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자금공급에 걸림돌 중 하나로 지적돼온 건전성 규제에 숨통이 트였다.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저신용자 등에게 자금을 공급(대출)할 경우 BIS비율 관리가 어렵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금융당국이 당초 2022년 도입 예정이었던 위험가중자산 산출방식 완화를 올 6월로 앞당겨 시행하기로 하면서 부담을 덜게됐다.

이에따라 은행들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등이 좀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 '위험가중자산 산출방식 완화' 조기 도입..은행 부담 덜었다

금융당국은 은행업계에 2022년 도입 예정이었던 바젤Ⅲ 최종안 8가지 항목중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선' 항목을 올해 6월말부터 조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바젤Ⅲ란 바젤위원회(세계 주요 10개국 중앙은행과 감독당국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제시한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산출방식에 대한 개편안을 말한다.

은행은 대출채권, 미수금, 유가증권 등 자산 유형별로 위험도를 따져 자산의 위험도를 따지는데 이를 위험가중자산이라 한다. 바젤Ⅲ는 자산의 위험도를 산출할때 이전 기준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분류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자산에 대해 이전보다 위험도가 낮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위험가중자산 산출방식을 완화하면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BIS비율도 달라진다. BIS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인데, BIS비율을 높이려면 분자인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을 줄여야 한다.

바젤위원회는 최근 코로나사태로 여러나라에서 이 내용을 포함한 바젤Ⅲ 준비가 어렵다며 도입시기를 2022년에서 1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우리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자금공급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위험가중자산 산출방법 개선 항목'에 대해서는 1년반 조기도입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2019년말 기준 국내은행의 BIS비율은 15.25%로 바젤Ⅲ 규제비율인 10.5%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우려되면서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해 중소·중견기업이나 가계 자금공급에 나서야 하는 은행들이 부담을 느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금융당국이 바젤Ⅲ 항목중 위험가중자산 산출방식을 완화는 조기도입하고, 다른 규제안은 도입이 늦춰져 은행들의 코로나19 대응 금융 지원 부담이 한결 덜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 위험가중자산 산출방식 어떻게 바뀌나 

이번에 조기 시행키로 한 바젤Ⅲ 항목은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선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무담보대출이 부도가 날때를 대비해 반영하는 손실률을 기존 45%에서 40%로 낮추고, 부동산담보대출은 35%에서 20%로 낮췄다.

예를들어 한 중소기업에 100만원을 부동산담보로 대출할 경우 종전에는 35만원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을 이제는 20만원 손실이 날 것으로 계산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한다는 얘기다.

다만 이는 은행이 자체 산출하는 '내부등급법'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한다.

또 표준방법(금융당국이 규정한 방식에 따라 산출)을 사용해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에 대출하면 위험가중치가 종전 100%에서 85%로 하향된다. 일반적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은 신용평가사를 통해 신용평가를 받지 않고 있다.

따라서 종전에 무신용등급 중소기업에 100만원을 빌려줬다면 100만원이 고스란히 위험가중자산으로 잡히지만, 앞으로는 85만원만 위험가중자산으로 잡힌다는 의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조기도입으로 코로나19로 자금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은행이 확보한 자본여력 중에서도 가급적 많은 부분이 기업대출 등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은행권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채권과 주식시장 안정을 위한 자금투입 부담도 덜게 됐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현상 이후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와 증권시장안정펀드(10조7000억원)를 조성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자본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조원 가량을 펀드에 출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전에는 은행이 이러한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하면 위험가중자산은 100~150%(표준방법) 혹은 300~400%(내부등급법)으로 반영됐고, 대부분 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사용했다. 즉 1조원을 출자하면 위험가중자산으로는 3조~4조원이 잡힌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이를 250%로 일괄 조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위험가중자산 산출방식 완화로 은행들의 BIS비율이 1~4%포인트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제는 적기 자금 지원이 중요"

은행들은 건전성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자금공급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당장 소상공인 대출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정부는 다음달부터 대출신청자의 출생연도를 기초로 '홀짝 이부제'를 도입하고, 신청자 신용등급에 따라 시중은행(1~3등급), 기업은행(1~6등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4등급 이하) 취급기관을 달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가 급한 대출 신청자 입장에서는 처리 속도가 늦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은행 영업점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금이 시급해진 고객들의 대출창구 방문이 늘어나고 있는데 인력의 한계로 빠르게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소상공인 대출 등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이 필요한데 이 절차가 상당히 긴 편이다. 해당 고객의 경우 대출 실행까지 늦으면 4월말까지 걸릴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환 인하대 금융정보학과 교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이전에도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공급받는 정책이 펼쳐져 왔다"며 "문제는 자금공급 채널이 부족하다 보니 자금을 공급받는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적시에 공급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들도 자급공급 기간을 줄이기 위해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현재는 대출정체 영향이 큰 신용보증재단에 직원을 파견해 업무를 지원하는 한편 본부 직원들을 영업점으로 파견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자체 대출의 경우 지점장 전결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통해 빠르게 대출이 집행될 수 있지만, 많은 고객들이 사용하는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 담보대출은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이에 따라 지역 신보와 협약을 통해 업무를 대행하거나 신보에 직원을 파견시켜 최대한 빠르게 절차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 자체 대출이라도 영업점 창구가 워낙 붐비다 보니 자금공급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신보 뿐만 아니라 주요 영업점 창구에도 직원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은 30일 부로 본부부서 직원 60여명을 서울지역 영업점에 파견해 소상공인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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