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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연금저축 판이 바뀐다"

  • 2020.05.26(화) 18:45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노후준비, 보험 아닌 펀드로 해야"
"주가 떨어질 때가 답…지금이 살 때"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당신을 위해 일하게 하라."

직장인이라면 누구든 두근거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돈이 나를 쫓아와 부자가 되는 습관은 바로 지금 '연금저축펀드'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명한 펀드매니저이자 자산운용사 대표, 장기투자 전도사로 유명한 그가 남녀노소 모두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상품으로 연금저축펀드를 꼽았다.

연금저축펀드는 펀드처럼 원금 손실 위험이 있지만 연금저축보험과 달리 납입방식이 자유롭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모두가 주식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을 때 그는 왜 지금, 왜 연금저축펀드를 외치는 걸까?

존 리 대표를 만나 그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왜 연금저축펀드인가
▲ 미국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할 때 401K(미국의 퇴직연금제도)를 경험했다. 월급의 10%를 꾸준히 주식에 투자하는데 60세까지 빼지 못하도록 강제한다. 이는 미국 중산층이 많아진 결정적 이유가 됐다. 국내에도 세제혜택과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연금저축'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다. 문제는 대부분이 가입하고 있는 원금을 보장하는 연금저축보험으로는 노후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노후보장을 위해서는 지금 연금저축펀드로 바꿔야 한다.

- 연금저축만으로 노후준비가 될까
▲ 연금저축은 한 사람이 연간 1800만원까지 넣을 수 있고 40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부가 가입하면 800만원의 세제혜택을 받는다. 평범함 사람들이 노후준비를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제도다. 세제혜택까지 있는데 사람들이 왜 안 할까. 오히려 의문이 든다. 주식투자는 무조건 망한다 식의 잘못된 생각도 깰 수 있는 상품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 현재 연금저축 시장은 연금저축보험이 74%, 연금저축펀드는 10% 수준인데
▲ 알고 있다. 연금저축이 보험에만 100조원 시장이 만들어져 있다. 우리는 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라고 강조한다. 연금저축보험은 초기 사업비를 많이 떼고, 대부분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채권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연금저축보험으로는 1000만원을 투자해 20년 후 1000만원을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결코 노후준비가 될 수 없다.

- 연금저축보험 가입자는 원금보장을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으로 인식전환이 쉽지 않을 텐데
▲ 인식을 바꾸는 건 어렵다. 하지만 연금저축보험이 노후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인식의 전환은 지속적인 교육과 학습효과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큰데도 사람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번 사람들의 경험이 쌓여 현재의 위기도 극복될 것이라 예상하는 것이다. 온갖 나쁜 이야기가 나올 때, 이때가 바로 주식을 살 때다.

- 그럼에도 노후소득이라는 점에서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점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금융지식이 별로 없는 고객들은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점을 가장 불안해한다. 그러나 길게 봐야 한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명품이나 한정판 물건을 살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줄 서서 살 정도로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100만원을 투자했다 10만원을 손해 보면 잠을 못 잔다. 펀드에 손해가 났을 때 이를 이기는 마음이 너무 약한 것이다. 돈은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는 기업에 투자해야지 왜 원금보장에 돈을 묶어두나. 앞으로 은퇴가 10년, 20년 남았는데 원금보장은 일을 안 하는 돈이다. 저금리에 그냥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 위험과 변동성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변동성은 가격의 변화다.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했는데 100만원 투자한 돈이 120만원이 됐다. 좋아할 때가 아니다. 지금 처분하면 20만원을 벌겠지만 돈을 찾아야 하는 시점은 20년 후다. 가격이 올랐다는 건 앞으로 더 비싸게 주고 주식을 사야 한다는 얘기다. 좋은 일이 아니다. 반대로 80만원으로 떨어졌다고 해서 위험성이 높은 게 아니다. 오히려 폭락할 때 좋아해야 한다. 더 낮은 가격에서 살 수 있어 이득이다. 장기적으로 찾을 때 오르면 된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연금저축펀드는 연금저축보험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나
▲ 더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당연히 수익률에서 차이가 난다. 숫자로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금융감독원 발표만 봐도 연금저축펀드가 보험보다 2~3%포인트 수익률이 높다. 연금저축펀드는 연령에 따라 주식비중을 달리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주식비중에 따라 수익률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20대의 경우 주식비중을 100%, 40대는 주식 70%·채권 30%, 60대는 주식 비중을 더 낮게 가져가는 식이다. 연금저축보험에서는 고려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금리로 고객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연금저축펀드는 상품이 훨씬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고 연령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지금까지의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가 이어지고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큰데 앞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이어갈 수 있을까
▲ 앞으로가 더 유리하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이기 때문에. 예전에 금리가 높았을 때는 채권에만 투자해도 어느 정도 수익률이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무조건 주식밖에 없다. 주식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다시 말하지만 주식은 일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돈이다. 일하는 돈에 투자해야 내 돈이 일을 한다.

- 언제부터 이런 생각들을 했나
▲ 5년 전부터다. 그러나 연금저축펀드의 판매구조상 증권사, 은행에서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유통구조상 판매수수료가 붙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 전부터 자산운용사 최초로 핸드폰을 통한 직판을 시작했다. 제3자가 판매하면 붙게 되는 판매수수료를 거의 없앤 노로드(Noload)펀드에 근접하게 만들었다. 판매수수료가 많게는 연간 1%에 달해 10년이면 10% 가까이 수익률에서 차이가 난다. 이는 고객에게 수익률로 돌아가게 된다. 펀드 운용수수료는 펀드에 따라 다르지만 연 0.7~0.8% 수준으로 보험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 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는데 보험사의 반발은 없나
▲ 현재 연금저축 시장의 74%를 보험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 보험사에도 부담이다. 과거에 판매한 높은 이율 상품의 역마진이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 연금저축 자산이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보험을 펀드로 이전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수익률 이점을 제공할 뿐 아니라 보험사와 운용사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는 보험을 잘 아는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연금저축펀드의 이점을 교육해 고객들에게 전달할 생각이다. 이는 설계사들에게도 고객 접점을 만들어 고객들의 보험을 다시 점검하고 새로운 계약 창출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고객과 설계사, 보험사와 운용사에 모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유튜브를 통해 비슷한 내용을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직접 강의도 나서나
▲ 유튜브를 통해 전달한 내용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하루에 1000통이 넘는 전화가 오기도 한다. 고객응대를 다 하지 못할 정도다. 이 때문에 지난주 주말 송파에 펀드스토어를 열었다. 직접 고객과 만나는 자리를 더 넓히기 위해서다. 고객들이 운용사를 편의점처럼 쉽게 들려 상담을 하고 펀드를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이달 말부터는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시작한다.

- 강의계획은 어떻게 예정돼 있나
▲ 오는 27일부터 보험 콘텐츠 플랫폼 '인스토리얼'과 함께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부산, 울산, 대구, 광주 등 5개 대도시에서 강의를 계획 중이다. 이후 강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설계사들도 적극적이다. 궁극적으로는 설계사들과 우리회사와의 펀드투자권유대행인 계약도 기대하고 있다. 빠른 시장 확장을 위해 우리가 받는 보수의 40%를 펀드투자권유대행인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 연금저축펀드 시장 앞으로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 현재 연금저축보험이 100조원 넘는 시장이다. 우리가 90조원을 가져올 거다. 라이프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노후준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부자가 될 수 있다. 다른 것에 앞서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하라. 올해 연금저축시장은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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