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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조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펀드로 갈아타기 '꿈틀'

  • 2020.05.22(금) 17:52

증권·자산운용사, 연금보험 고객 대상 유치 나서
보험사, 역마진·부채부담 덜 수 있어 긍정 반응
소비자는 수익성-안전성 무엇을 선택할지 신중해야

절세혜택, 노후소득 준비를 위해 가입하는 '연금저축'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연금저축의 74%를 차지하는 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는 연금가입자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보험설계사에 대한 교육에 나서는 등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보험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면 운용사는 굴릴 수 있는 운용자산을 키우고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보험사는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부담과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증가하게 될 부채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 보험사 금리·부채 부담 덜 수 있어 '긍정적'

지난해말 기준 143조원 규모의 연금저축 시장에서 보험은 105조6000억원, 전체의 73.6%를 차지하고 있다.

수십만명에 달하는 영업조직을 가진 보험사가 세제혜택, 복리효과 등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고객유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기간 보험사 먹거리였던 연금저축보험은 현재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000년대 초반 판매했던 확정형 고금리 상품들로 인해 보험사들은 금리역마진에 노출돼 있으며, 새로 도입될 국제보험회계제도(IFRS17)가 시행되면 연금저축과 같은 저축성보험이 부채로 잡혀 대규모 부채증가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현재 판매되고 있는 연금저축보험들은 거의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라며 "연금저축보험의 (연금저축펀드) 이전은 보험사로서도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상품의 금리부담을 덜 수 있고, IFRS17 도입시 한꺼번에 부채로 인식해야 하는 자산의 규모도 덜 수 있어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연금저축펀드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14조5000억원으로, 연금저축 시장의 10.1%에 머물고 있다. 증권사, 운용사 입장에서는 신규고객이 아니라도 100조원이 넘는 열린 시장이 있는 셈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다른 금융사로 이전한 경우가 지난해 연간 4만6936건에 달했으며 이중 연금저축보험에서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부터 연금저축 등 온라인계좌 이전 방식이 많이 간소해져 이전 절차가 간단해진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연금저축펀드 고객 유인책은 높은 '수익률'

증권, 운용사들이 보험에서 펀드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유인은 '수익률'이다. 연금저축펀드가 연금저축보험이나 연금저축신탁(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업권별 연금저축 평균수익률(수수료차감, 납입원금 대비 수익률)은 연금저축펀드가 10.5%로 가장 높고 신탁 2.34%, 생명보험 1.84%, 손해보험 1.5% 순이었다. 연금저축보험이 1%대 수익률에 그친데 반해 펀드 수익률은 이보다 6배가량 높게 나왔다.

또 금감원이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7년말까지 총 17년간 매월 30만원씩 납입하고 이후 10년간 연금으로 수령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수익률 역시 연금저축펀드가 6.32%로 가장 높았다. 생보사 연금저축보험이 4.11%, 손보가 3.84%로 뒤를 이었다.

세액공제 효과 및 연금소득세를 고려한 연금저축 평균수익률에서도 펀드가 7.17%, 생보가 5.21%, 손보 5.02% 순으로 나왔고 신탁이 3.74%로 가장 낮았다.

다만 개별펀드로 볼때는 주식시장 변동 등에 따라 등락이 심하다. 지난해 10.5%의 수익률을 거둔 연금저축펀드의 경우 2018년 수익률은 –13.86%를 기록했다.

◇ 소비자, 펀드로 이전시 원금보장·위험보장 등 사라져

이처럼 보험사와 증권·운용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따져볼 것이 많다.

일단 연금저축보험에서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면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연금저축보험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5000만원 한도로 원리금을 보장받는다.

또 사망할때까지 연금이 지급되는 종신형연금의 혜택도 오직 생보사에서만 가능하다. 펀드로 갈아타기를 하면 연금지급 시기가 정해져 있다. 연금저축보험에 사망보험금 등 위험보장을 함께 제공하는 상품에 가입했다면 펀드로 변경하면 이같은 위험보장도 받을 수 없게 된다.

가입했던 시기도 잘 살펴봐야 한다. 2000년대 초반에 판매된 연금저축보험 중 일부는 현재보다 훨씬 높은 고금리 확정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상품들이 있다. 금리연동형 상품이라도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상품이 있는데, 이 경우는 금리가 더 하락해도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이율이기 때문에 이전하기 전에 상품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펀드로 이전할때 연금저축보험에서 공제액이 발생해 이체금액이 달라질 수도 있다.

보험업계 전문가는 "보험사 입장에서 과거 고금리 계약을 덜어내게 되면 손실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확정된 금리를 손실날 수 있는 펀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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