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등은 물론이고 정보통신과 유통업계에서도 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국내 데이터 산업 육성의 교두보가 될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본인신용정보관리업 허가 수요조사 기간에 핀테크 업체 20개, 금융회사 55개, 비금융회사 41개 등 총 116개 회사가 수요조사서를 제출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라고도 불리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은 개인정보를 활용해 금융정보 통합조회,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신용정보관리 서비스로 수익을 낼 수 있게 한 신규 업종이다.
올해 1월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이른바 '데이터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제도적 기틀이 잡혔다. 시행령은 내달 중 공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수요예측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수요조사 비참여 기업의 경우 허가를 못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는 당초 토스 등과 같은 핀테크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산업육성 차원에서 비금융권에 길을 터주면서 업종을 불문하고 사업 진출을 타진하는 곳이 늘었다.
수요예측에 응한 은행은 총 12곳으로 신한·KB국민·우리·하나·농협 등 주요 은행과 일부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이다. 카드사에선 은행계열뿐 아니라 삼성·현대·BC카드 등 전업카드사도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KB·JB캐피탈도 수요조사에 응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17곳이 수요조사에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 한화생명 등 보험사 11곳도 해당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SBI저축은행과 농협중앙회 등 제2금융권 업체 5곳도 수요조사서를 제출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을 비롯한 네이버 계열사와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도 금융당국의 수요조사에 참여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소비자는 금융회사와 공공기관 등에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고 자신에게 특화된 서비스 관리를 합리적 비용으로 누릴 수 있다.
금융위는 이달 말 포럼을 열어 마이데이터 산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드와 보험 등 모든 금융 업종을 아우르는 '오픈뱅킹'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측면에서는 데이터 산업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 표준화 작업 등이 이뤄지면서 관련 사업 진입장벽이 대폭 완화되고 인공지능 등과 같은 신기술을 활용할 기회도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