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KB금융지주가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며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 게다가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 생명까지 인수해 신한금융이 1위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1분기 부진 털고 신한 쫓아온 KB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는 1조8055억원, KB금융지주는 1조7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7%, KB금융은 6.8% 각각 순이익이 줄었다.
두 금융지주 모두 순이익이 줄기는 했지만, KB금융이 2분기 호실적을 내며 신한금융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KB금융의 순이익은 9911억원으로 신한금융(8731억원)을 뛰어넘었다.
1분기 신한금융이 9324억원의 순익을 내며 7295억원의 순익을 낸 KB금융을 따돌리는 모습이었다면 2분기에는 반대로 KB가 바짝 추격하며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습이다.
KB금융이 2분기 높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기타영업손익(2277억원)이 크게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올해 2분기 KB금융의 기타영업손익은 전분기에 비해 5050억원 개선됐다.
앞서 KB금융은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외화채권, ELS 등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외환 관련해서 손실이 났지만, 금융시장이 다시 회복하면서 기타영업손익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주목할 점은 두 금융지주 모두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 적립이 순이익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2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1% 증가했고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1조7800억원으로 1.8% 늘었다. KB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68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비이자이익은 1조3813억원으로 21.6% 각각 증가했다.
동시에 신한금융은 1850억원, KB금융은 206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전년대비 8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만 아니었어도 두 금융지주 모두 상반기 2조클럽 달성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 신한, 뼈아픈 라임…KB, 푸르덴셜 기대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은 '부실 펀드 사태'가 뼈아팠다.
신한금융은 라임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주가연계증권 등 분쟁중인 상품에 대해 선제적인 보상과 유동성(충당금 등)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 규모가 2016억원에 달한다.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디지털 부분 모든 것이 좋았지만 분쟁중인 펀드가 순익을 갉아먹은 셈이다.
반면 KB금융은 새식구 푸르덴셜 생명을 인수해 왕좌 탈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KB금융은 푸르덴셜 생명 인수를 위한 작업을 마친 채 금융위원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중에는 KB금융의 푸르덴셜 생명 인수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KB금융은 푸르덴셜 생명이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신한금융과 순이익 격차를 줄이는데 성공한 KB로서는 올해 하반기을 무난하게 보내면 리딩금융그룹 왕좌 탈환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