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지방금융지주들은 저금리와 지역경기 악화에 더해 코로나19까지 3가지 악재를 동시에 만났다.
하지만 순이익 감소 폭을 10% 이내로 방어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 올해 상반기 지방금융지주들은 모두 684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7569억원과 비교하면 9.6% 감소한 수준이다.
주력 계열사인 지방은행은 모두 부진했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이 이 빈자리를 메워주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 BNK, 비은행 계열사들 효자 노릇
BNK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310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3512억원과 비교하면 11.5% 줄었지만 반기 순이익 3000억원대는 수성했다.
양날개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실적이 모두 좋지 않았다. 이 기간 부산은행은 1781억원, 경남은행은 1046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20%와 13.1% 감소했다.
두 은행은 저금리가 가장 뼈아팠다. 부산은행의 이자이익은 5564억원으로 3.9%, 경남은행은 3888억원으로 4.8% 줄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저금리 상황에서도 대출자산을 크게 늘리면서 이자이익 하락폭을 1% 이내로 방어한 반면 두 은행은 그러지 못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충당금을 충분히 쌓지도 못했다. 부산은행은 올해 상반기 작년보다 40% 늘어난 716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반면 경남은행의 경우 561억원에 그치면서 작년 상반기보다 오히려 19%나 감소했다.
두 맏형은 부진했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이 선전했다.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 등이 비은행 부문에서 양날개 역할을 하면서 그룹 전체의 순이익 하락을 방어했다.
올해 상반기 BNK캐피탈의 순이익은 448억원으로 작년보다 14% 늘었고, BNK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25억원으로 무려 77.2%나 증가했다. 그러면서 BNK금융지주의 전체 순이익 중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작년 상반기 16.1%에서 올해는 21.6%로 5%포인트나 뛰었다.
◇ DGB, 코로나19 사태 직격탄
DG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185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다. 지난해 상반기 2016억원과 비교하면 8.1% 줄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대구가 코로나19 사태로 큰 홍역을 치른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란 평가다.
계열사별로는 DGB대구은행의 순이익이 1388억원에 그치면서 작년 상반기보다 23.6%나 감소했다. 부산·경남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자이익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올해 상반기 대구은행의 이자이익은 5526억원으로 작년보다 3.6% 줄었다.
충당금도 순이익의 발목을 잡았다. 대구은행이 올해 상반기 적립한 충당금은 109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5.1%나 증가했다.
대구은행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순이익을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은행은 충당금 적립액 중 4분의 1가량인 236억원은 코로나19 대출자산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비은행 계열사들도 큰 힘이 됐다. 하이투자증권과 DGB생명, DG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 모두 작년보다 순이익을 늘렸다.
◇ JB금융, 포트폴리오 확대 과제 재확인
그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J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185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작년 상반기보다 7.7% 줄었지만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감소 폭은 가장 적었다.
양날개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모두 선전했다. 전북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84억원으로 작년보다 17.3% 줄긴 했지만 코로나19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컸다. 올해 상반기 전북은행이 쌓은 충당금은 29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12%나 늘었다. 실제로 전북은행의 이자이익은 오히려 작년보다 2.7% 늘었고, 비이자이익도 적자 폭을 줄였다.
광주은행은 올해 상반기 85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작년 상반기보다 6.7% 줄었지만 역시 충당금 변수를 감안하면 오히려 순이익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광주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쌓은 충당금은 262억원으로 작년보다 24.5% 증가했다.
JB금융지주는 은행의 선방에 더해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도 큰 힘이 됐다. 올해 상반기 JB우리캐피탈의 순이익은 548억원으로 작년보다 23.7% 증가했다.
다만 이번에 비은행 계열사 확대라는 과제가 더욱 도드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JB금융지주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는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 등에 불과해 보험, 증권 등 다양한 비은행 계열사를 거느린 다른 지방금융지주들에 비해 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