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보험료는 사고 대비를 위한 비용

  • 2021.02.22(월) 09:30

보험은 불확실성 위에 존재한다. 계약자는 미래 시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험사에게 전가하는 조건으로 보험 계약을 맺는다. 이 때 위험 전가의 비용이 보험료다. 보험사는 보험료를 받고 계약에서 보장하는 사고 발생 시 수익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보험료의 본질은 저축을 위한 납입금이나 자산 증가를 위한 투자금이 아닌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비용이다. 물론 저축성보험이나 변액보험 등의 보험료는 그 목적이 자산 형성 또는 증가에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때 사용되는 보험료의 효율은 언제든지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되고 대체될 수 있다. 대체 불가능한 보험료 유일한 목적은 위험 전가의 비용이다.

하지만 한국 보험 산업을 살펴보면 보험료가 비용임을 쉽게 잊어버린다. 많은 모집 채널의 노력으로 적립보험료를 포함한 계약의 비율이 낮아졌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십 년 뒤 만기 환급률을 99.9%로 맞춰 '냈던 돈을 다 돌려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성행했다. 보험 소비자도 오랜 시간 만기 환급금에 대한 환상에 빠져 적립보험료를 포함한 계약에 쉽게 동의했다. 현재 제3보험에서 적립보험료 비중은 상당히 낮아졌지만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활용한 저축목적으로 보험료를 전용하는 일은 흔히 관찰된다. 이는 시중 금리보다 높은 예정이율로 부리(附利)되는 책임준비금을 활용하여 특정 시기 해지 시 납입 원금보다 해지환급금이 높음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해지환급금이 납입 원금보다 높아지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계약자의 현금 유동성이 묶이고 물가상승률에 따른 신용 화폐(약정된 보험금)의 가치하락 및 기회비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특정 시기 해지환급금은 미 실현 이익으로 해지를 실행할 경우 보장을 포기해야 한다. 실제 사망보장이 목적인 종신보험을 저축이나 연금으로 설명 듣고 가입하여 민원을 제기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런 민원이 지속되는 이유는 보험 상품의 대체 불가능한 가입 목적이 보장임을 망각한 것이고 보험료가 위험 전가를 위한 비용임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집 시장에 만연한 보험료 오용 사례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보험료의 효율을 명확하게 따지고 비교해야 한다. 가령 40세 남자가 주계약이 1억원인 종신보험을 20년 납으로 계약하면 보험료는 20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20년 납 20년 만기 정기보험으로 가입할 경우 월납 보험료는 1만5000원대 수준이다. 상속세 마련 등 사망 시 특정 목적이 없다면, 자녀 독립 시기까지 급격한 사망에 대비하는데 있어 보험료 효율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합리적 소비자라면 누구나 적은 보험료로 필요시기 높은 보험금을 받고 싶어 한다. 보험료의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선택지를 펼쳐야 하지만 모집 시장의 수수료 구조로 인해 특정 상품이나 설계 값만 설명되는 경우가 흔하다.

손해보험사가 집중하는 제3보험에서도 세만기 상품 우선되는 관행이 관찰된다. 현재 암 진단비 5000만원은 30년 뒤 물가상승으로 인해 가치가 하락된다. 하지만 이런 고려 없이 상대적으로 젊은 피보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계약에도 100세 만기가 당연시 된다. 보험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갱신과 비갱신이란 두 가지 납입 방법을 적정하게 복층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최근에는 보험사가 저금리 및 IFRS17의 부채 시가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2~30년 갱신도 존재한다. 2~30년이란 시간은 굉장히 긴 시간으로 100세 만기 계약의 10년 유지율이 매우 낮은 현실을 고려한다면, 해당 납입 방식은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다. 보험료 효율을 높여 사고 시 높은 보험금이 가능토록 만들 수 있는 좋은 대안이기 때문이다.

살펴 본 것과 같이 보험료는 보장을 위한 비용임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가입한 세만기 보험을 평생 유지해도 사고 시점이 너무 늦다면, 사고를 처리할 충분한 보험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보험 상품을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금융 상품이며 보험료를 이 과정에서 지불해야 하는 비용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 호흡의 보험 상품을 가입하여 무조건 유지하면, 사고 시점에 따라 보험료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보험을 적정한 시기마다 보완하여 관리해야 하는 금융 상품임을 인식하고 이에 필요한 비용 효율을 따지고 그 사용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계약자는 적은 보험료로 많은 보험금을 원한다. 사실 많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보험료가 필요하다. 많은 위험을 전가하기 위해서는 그에 비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계약의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료 납입 방법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통해 동일한 비용을 사용하더라도 더 높은 보험금 효용을 달성할 수 있다. 그동안 너무 한 쪽의 보험료 납입 방식만을 보여 준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시기다. 보험 소비자가 똑똑해지고 현명해지고 있다. 그들은 비용이 더 효율적인 설계 값 혹은 방법을 제시해주는 누군가에게로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눈과 귀를 열면 돈과 경제가 보인다[비즈니스워치 유튜브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