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지난해 삼성전자와 손잡고 도입하기로 한 AI은행원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또 다른 제휴를 모색하는 등 다각화 전략에 나섰다.
경쟁사인 KB국민은행이 유사한 AI서비스를 이미 선보인 가운데 삼성전자 네온을 상용화하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삼성전자와 맺은 전략적 업무협약을 통해 추진하던 인공인간(Artificial Human) '네온(NEON)' 서비스 도입과 별개로 AI 은행원 서비스 개발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신한은행은 삼성전자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삼성전자의 인공인간인 '네온'을 대고객 컨시어지와 금융상담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네온은 삼성전자 미래기술 사업화 벤처조직인 스타랩스(STAR Labs)가 개발한 인공 인간(Artificail Human)이다. AI 머신러닝 및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된 가상의 존재로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행동하도록 설계했다.
신한은행은 네온을 통하면 비대면 채널에서 언제 어디서나 대화형 금융상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일관되며 연결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단기간 안에 네온 도입이 쉽지 않아지면서 다른 형태의 AI 은행 상담원 서비스 구축도 함께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타랩스와 신한은행의 구체적인 개발 단계는 알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네온'을 실제 도입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협약 체결 당시에도 일종의 파일럿 프로젝트 성격이 강했다"라고 말했다.
네온을 개발한 스타랩스는 삼성전자의 미국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산하 연구소다. 본사가 미국에 위치한 만큼 신한은행과 협력이 기민하게 이뤄지기 힘든 분석도 있다.
네온은 삼성전자가 극비리에 추진해온 AI 프로젝트로 지난 2020년 'CES 2020'에서 처음 소개됐다. 당시 CES 현장을 찾았던 신한은행이 담당자를 만나 협업까지 이어지며 관심을 모았다. 당시 공개된 네온은 미리보기 형태로 베타버전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네온 도입과 관련한 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AI를 활용한 은행원 상담서비스 도입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KB국민은행이 최근 AI 은행 상담원 서비스를 선보였고, 실제 영업점 배치를 준비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달 KB국민은행이 체험존을 개방하자 신한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 관계자들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이 국내 업체를 통해 개발해 선보인 AI 은행 상담원서비스에는 김현욱 전 KBS 아나운서가 등장했고, 실제 서비스에는 자사 직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이 도입하려는 '네온'도 사람의 신체와 얼굴을 기반으로 만든 가상의 인물 형태로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