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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소매금융 매각 국가별 온도차…한국은 아직 '냉골'

  • 2021.04.28(수) 11:02

첫 이사회 논의서 구체적 방안 미확정
원매자 많은 인도·호주 매각작업 탄력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첫 이사회를 소집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모든 실행 방안을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인수 의향자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일부 해외 국가들과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실적으로 원매자 물색이 쉽지 않다 보니 매각 작업이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거나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씨티은행은 지난 27일 오후 개최된 이사회에서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 출구전략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고 구체적 일정이나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이사회는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전체 매각과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기존에 거론됐던 방안들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놨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씨티은행은 모든 실행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면서도 늦지 않는 시일 안에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며 향후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고객 금융 서비스는 기존과 동일하게 제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첫 이사회임을 감안해도 단계적 폐지 시나리오가 여전히 포함돼 있고 매각 방법조차 가닥을 잡지 못한 데는 소매금융 철수 발표 후 그간 실제 인수를 원하는 원매자 물색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에서는 지방금융지주나 OK금융그룹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일찌감치 나왔지만 가시화하지 못하면서 현실적으로 쉽진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은행 계열사들이 지점을 꾸준히 줄여온 상황이어서 씨티은행 지점 인수가 부담일 수 있다"며 "씨티은행이 특히 강점을 보여온 자산관리(WM) 부문만 따로 인수하더라도 '씨티' 이름을 뗐을 경우 기존 고객 기반이 그대로 유지될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금융지주 외 2금융권 금융사 역시 은행업 라이선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사업구조를 바꿀 만큼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인수 메리트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씨티은행 철수설이 제기되기 시작한 이후 수주째 확실한 인수 의향자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점진적인 사업 축소를 통한 철수 방식이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한국씨티은행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인도와 호주 등에서는 매각 작업이 활기를 띠면서 구체적인 인수 희망자가 언급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의 경우 싱가포르 은행인 DBS가 인도 씨티은행 소매금융 인수 의향자로 거론되면서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DBS가 신용카드 사업 쪽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구체적인 매각 가격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DBS 측도 세부적인 상황은 불확실하다면서도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 대만 등에서 소매은행을 운영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디지털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밝히면서 간접적인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 

DBS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는 국내와는 대조적으로 씨티은행이 인도에서 가지는 입지가 상당하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씨티그룹이 매각하려는 13개국 소매금융 부문의 가치는 60억 달러(약 6조8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인도 지역 가치만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에 달한다.

호주 역시 현지 금융사들이 씨티은행 소매금융 자산에 관심을 보이면서 13개국 가운데 매각 작업이 가장 진전되고 있다는 평가다. 호주의 경우 씨티그룹의 소매금융 철수 공식 발표 이전부터 매각 작업이 물밑에서 이미 시작됐고 원매자들의 적극적인 인수 타진으로 씨티그룹이 자체적인 인수합병(M&A) 팀을 통해 매각 작업을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DBS 외에 싱가포르 OCBC은행과 일본 미쓰비스UFJ파이낸셜그룹(MUFG), 스탠다드차타드 등도 아시아 지역의 씨티은행 소매금융에 대해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이들 외국계 은행들의 입지가 크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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