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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소매금융 매각 불발 씨티은행 앞날은

  • 2021.10.27(수) 07:30

매출 64% 사업 기반 사라져 이익 저하
신규 계약 중단, 소비자 직접 이동해야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매각 불발과 단계적 철수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 나오는 얘깁니다. 

지난 4월 모그룹인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한 후 그간 씨티은행은 관련 부문을 매각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지만 반년 전 이미 시작부터 매각 성공 여부에 대한 기대보다는 의구심이 컸었는데요. 여타 국가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 인수 매력이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황은 이미 여러 차례 매각 추진 과정에서 나타났습니다. 나름 씨티은행이 강점을 쌓아온 사업 부문임에도 초반 원매자들의 시큰둥한 분위기나 매각 방식 결정을 위한 이사회가 수차례 지연된 점, 국내외 달리 해외의 경우 일찌감치 소매금융 부문 매수의향자를 여럿 찾으며 신속하게 매듭 지어진 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최근 전례 없는 규모의 희망퇴직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업계는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했는데요. 인당 최대 7억원가량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듯했지만 대체로 오랜 근속연수를 가진 정규직원이 3000명을 웃도는 씨티은행 사정 상 퇴직금으로 1조원 이상을 지급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영업정지 사유로 금융시장 환경과 함께 인력구조 상의 제약 등으로 소비자금융 부문의 전부 또는 부분 매각이 성사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제시했습니다. 

은행 사업부문이 가지는 매력에 비해 조직이 너무 무거웠던 셈입니다. 특히 2012년 소매금융을 매각하려다 고용 문제로 결국 이듬해 청산 절차를 밟았던 HSBC의 전례는 씨티은행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이에 더해 또 다른 사유로 지목한 금융시장 환경은 금융지주 중심의 유기적인 재편부터 인터넷은행까지 뛰어든 경쟁까지 국내 은행업계가 외국계 소매은행엔 점점 더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으로 변모했음을 실감케하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씨티은행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씨티은행은 여수신부터 카드, 펀드, 방카슈랑스 등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전체의 영업정지를 공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영업의 단계적 폐지와 함께 신규 계약 체결이 중단됩니다.

영업정지 금액은 7900억원 규모로 매출액 대비 64.7%에 달하는데요. 지난 6월 말 연결 총자산 기준으로 소비자금융이 52%, 신용카드가 12%입니다. 

그간 강조해온 대로 기업금융 부문을 특화할 예정이지만 국내 영업이 예전만 못할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당장 최근 매각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해왔던 신용평가사들도 등급 하향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5일 씨티은행의 소비자 금융 사업 단계적 폐지 결정에 대해 사업경쟁력 측면에서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개인금융 비중이 높은 만큼 외형과 영업 기반이 축소되면서 향후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반해 기업금융 기반을 보완하더라도 여신규모 축소로 이익 창출력이 저하될 것으로 봤습니다.

소비자금융 사업을 다른 금융사로 이관하지 않고 완전히 접기로 한 이상 핵심예금 이탈이 빨라질 수 있고 인력 감축에 따른 판관비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이란 지적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일찌감치 기업금융 부문이 존속법인으로 남게 될 경우 영업규모와 사업기반 축소로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며 기존 신용등급이 유지 가능한지에 대한 재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날(26일)에도 신용등급 재평가 예정임을 재차 밝혔는데요. 신평사들이 부정적일 것으로 가정했던 단계적 폐지로 결정된 만큼 조만간 씨티은행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데요. 씨티은행 소매금융이 매각을 통해 다른 금융사로 이관되는 것이 아닌 단계적으로 접는 과정이 된 만큼 기존 고객들의 경우 가입 상품을 만기까지 유지하거나 해지한 후 직접 옮겨야 하는 등 일부 불편을 감수해야 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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