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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씨티은행 대출, 어디로 갈아탈까요"

  • 2022.07.08(금) 06:11

우대금리 제각각…은행별 대출금리 살펴야
씨티은행 대출 잔액 범위 내 대환 가능

이달 1일부터 금융권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문 폐쇄를 시작하면서 씨티은행이 보유한 신용대출을 유치하려는 은행들의 경쟁이 본격화됐기 때문인데요.

각 은행들은 자신들의 신용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면 적극적으로 우대 금리 혜택을 제공해 고객을 모시겠다는 전략입니다. 가뜩이나 신규 대출 수요가 없는 상황이라 8조원에 달하는 씨티은행 신용대출은 은행들이 충분히 탐낼만한 먹잇감이죠. ▷관련기사: 8조 씨티은행 신용대출 두고…시중은행 '엎치락뒤치락'(7월2일)

씨티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금융 소비자들은 어떤 은행으로 갈아탈지 고민이 많을 텐데요. 각 은행들이 내세운 조건이 어떤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우대금리 제각각…이유는?

씨티은행 대환대출 상품을 출시한 곳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토스뱅크 등 5곳입니다. 각 은행들은 하나같이 "자기들 은행으로 오면 우대금리 팍팍 주겠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는데요.

눈에 보이는 편차는 큰 편입니다. KB국민은행은 최대 0.4%포인트, 토스뱅크는 0.3%포인트 수준인데요. 이에 반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6%포인트와 1.5%포인트, 하나은행은 최대 3%포인트에 달합니다.

지금처럼 금리 인상이 가파른 시기에는 0.1%포인트도 소중합니다. 표면적인 격차는 최대 2.7%포인트 차이가 나니 '쉬운 선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편차가 커 보이는 것은 씨티은행과 대환대출 협약을 맺은 은행들이 있어서입니다. 씨티은행은 KB국민은행, 토스뱅크와 대출 이용자들이 승계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두 은행은 갈아타려는 차주가 씨티은행에서 취급한 대출 상품의 금리를 기준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합니다. 가령 지난해 말 신용등급 3등급인 A씨가 씨티은행에서 금리 6.47%(은행연합회), 변동 주기 12개월로 신용대출을 받았다고 하죠. A씨가 KB국민은행으로 대환대출 하면 최대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경우 금리는 6.07%가 됩니다.

협약을 맺지 않은 신한‧하나‧우리은행은 기존 씨티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갚고 해당 은행에서 새로 대출을 받는 구조인데요. 그런 만큼 현재 각 은행들이 취급하는 신용등급별 신용대출 금리에서 각 조건에 맞는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됩니다.

하나은행을 예로 들어 볼까요. 차주의 신용등급이 3등급이면 하나원큐신용대출(중금리) 금리는 6.2~6.8% 수준입니다. 여기에 우대금리 최대 3%를 적용받으면 3.2~3.8% 수준이 될 텐데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우대금리를 최대로 적용하면 3%대의 금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는 셈이죠.

그런 만큼 갈아타기 할 경우엔 씨티은행에서 적용받는 금리가 어느 수준인지, 내 신용등급과 우대금리를 충족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합니다. 작년 하반기 이전에는 저금리 상황이었던 것 기억하시죠. 대출 시점과 금리 변동 주기에 따라 협약을 맺은 은행으로 대환대출 할 때 금리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출규제 바뀌었는데…한도는?

대환 대출 신청자들은 한도에 대한 걱정도 클 겁니다. 1일부터 신용대출 한도가 소득 100% 이내에서 차주단위 DSR로 변경돼 여유가 생기는 것 같지만 DSR 3단계(대출 1억원 이상 적용)가 적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관련기사: 신용대출 한도 는다지만 더 세지는 DSR 규제는?(6월29일)

이에 한도를 강조하는 은행들도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최대 3억원, 하나은행은 2억2000만원, 신한은행은 5억원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는데요. 큰 의미는 없는 숫자입니다. 대출 한도는 기존 씨티은행에서 받았던 금액 내에서만 가능해서죠.

그 동안 씨티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았던 곳이었습니다. 외국계 은행이라 자금조달 금리와 한도 산정 기준들이 달랐던 까닭인데요. 타 은행에서 추가 대출이 되지 않을 경우 씨티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차주들이 많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 설명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 고객 대부분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중복 고객이 많을 것"이라며 "은행들이 내세운 한도는 고소득 전문직들의 최대 한도를 강조한 것이라 실제 대환대출 고객 중에는 해당사례가 거의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대출규제 역시 금융위원회가 씨티은행 대환대출에 대해선 대출금 증액이 없다면 가계대출 규제 예외를 인정하기로 해 고민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에 기존 대출이 있고 씨티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하나은행으로 대환하려고 한다면 대환대출에 대해선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대환이 가능하다는 의미죠.

대출 편의성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씨티은행과 협약을 맺은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는 대출 정보를 전산을 통해 공유해 비대면으로 대환대출이 가능한데요. 반면 다른 은행들은 영업점 방문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와 한도, 대출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씨티은행 고객들이 갈아타기 할 새로운 은행을 선택할 텐데요. 대출 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알겠지만 우대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면 급여이체 통장을 만들거나 해당 금융그룹의 카드 실적 등 추가 거래가 중요합니다. 새로운 주거래 은행이 되는 셈이죠.

이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씨티은행 대환대출 고객 유치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동시에 소비자 입장에선 단순 대환대출이 아니라 주거래 은행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과연 8조원에 달하는 씨티은행 대환대출 상품 경쟁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는 은행은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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