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22일 판매 첫날부터 은행 증권사 등에서 잇따라 한도를 소진하며 완판 행진을 벌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는 분당 약 8억3000만원어치가 팔려나가며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책 호응을 의식해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조기 완판 경쟁에 나선 분위기도 감지됐다. 5년 폐쇄형 상품으로 환매가 어려운 상품임에도 '경제 명운'이 달려있다는 대통령과 금융위원회의 적극적인 지원, 홍보에 판매사들이 호응한 영향으로 보인다. 미래산업 투자 기회에 주목한 투자자 실수요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5대 은행에 배정된 2200억원 물량은 오후 1시24분까지 모두 소진했다. 판매 개시 시각을 오전 9시로 놓고 단순 환산하면 1분당 약 8억3000만원어치가 팔려나간 셈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소진 속도가 가장 빨랐다. 신한은행은 총 배정한도 450억원 가운데 비대면 물량 180억원을 오전 9시30분, 대면 물량 270억원을 오전 10시45분 모두 팔았다. 판매 시작 1시간45분 만에 한도를 채운 것으로 단순 환산하면 1분당 약 4억3000만원씩 팔려나간 셈이다.
NH농협은행은 오전 11시 200억원 한도를 모두 채웠고, 하나은행도 낮 12시35분 450억원 물량을 소진했다. 자산 기준으로 물량을 배분해 가장 많은 650억원을 배정받은 KB국민은행은 오후 1시 기준 한도를 모두 소화했다. 우리은행도 오후 1시24분 비대면과 대면 물량을 모두 팔아 450억원 한도를 채웠다.
정부 홍보에 초기 관심 확산
금융권에서는 선착순 판매 방식인 만큼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판매 시작 10분도 되지 않아 온라인 가입이 마감되기도 했다. 영업점 창구에도 문의가 이어졌다. 한 은행 영업점에서는 판매 개시 후 약 한 시간 동안 서너 명의 고객이 가입 가능 여부와 세제 혜택, 중도 환매 제한 등을 물어본 뒤 가입 절차까지 진행했다.
은행권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가 초기 가입 열기를 키웠다"고 입을 모은다. 은행권 내부에서도 예상을 웃돌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 직접 참석해 상징성을 부각했고, 금융위원회도 상품의 주요 내용과 투자 유의사항을 알리는 자료를 잇달아 내며 홍보에 나섰다.▷관련기사 : 22일 출시하는 국민참여성장펀드, 가입 전 따져볼 8가지(2026.05.19)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판매 첫날 직접 가입하며 흥행에 힘을 보탰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가 역점을 둔 정책 상품이라 이재명 정부 지지층에서 힘을 실어주려는 수요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관련기사 : 이억원, 국민성장펀드 가입…은행·증권 첫날 완판 행렬 "문의 빗발"(2026.05.22)
다만 판매사별 가입 현황 공개가 금융사 간 '충성경쟁'을 자극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오후 5시부터 금융사별 판매 잔여 물량 등을 집계해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투자자 편의를 위한 잔여 물량 안내라는 취지지만, 금융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판매액 '줄 세우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권 바뀌면 또 흐지부지? vs AI·반도체 관심 지속할듯

일부에선 향후 5년간 추진 예정인 국민성장펀드도 중간에 정권이 바뀌게 되면 이전 관제펀드처럼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 문재인 정부의 '뉴딜펀드' 등도 정부가 띄우면서 출시 초기 관심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뉴딜펀드의 경우 10개 평균 내부수익률(IRR)이 0.75~2.14%에 그쳤고, 일부 상품은 6% 안팎의 손실을 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민성장펀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10대 첨단전략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고 그 성과를 일반 투자자와 공유하겠다는 취지로 설계된 펀드다. 정부 재정이 손실 완충 장치로 참여하는 만큼 생산적 금융 확대와 국민 자산 증식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충족시킬 상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각광받는 AI, 반도체 등의 분야에 투자해 정권이 바뀌더라도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펀드는 국민자금 6000억원과 재정 1200억원을 모아 모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10개 자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정부 재정이 자펀드 손실의 최대 20%를 먼저 부담하고 소득공제·분리과세 혜택도 제공하지만, 개인별 투자금을 전부 보전하는 구조는 아니다. 1등급 고위험 상품인 만큼 투자자 성향에 따라 가입이 제한된다. 5년 폐쇄형 상품으로 환매가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