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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현대백화점면세점, '큰 그림' 그렸나

  • 2021.11.03(수) 07:00

김해·김포 공항 면세점 입찰 잇따라 불참
내년 인천공항에 '올인'…미래 위한 포석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면세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체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면세점들이 치명타를 입은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동대문·인천공항점을 연이어 오픈했습니다. 당시 '무모한 투자'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였죠.

그랬던 현대백화점면세점의 행보에 최근 '변화'가 있었습니다. '위드 코로나'와 해외여행 제한적 허용 등으로 면세 시장의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사업 확장에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진행된 김해·김포공항 면세점의 입찰에 모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업계 '빅3'인 롯데·신라·신세계가 나란히 입찰에 참여했음에도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면세점은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사업입니다. 일단 매출액이 커야 더 많은 브랜드를 유치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더 많은 소비자를 불러모으고 규모를 더 키울 수 있게 하죠. 이런 선순환이 일어나야만 사업을 꾸준히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 면세점들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압도적 매출 규모 때문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런 규모의 경제를 이미 체감한 바 있습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9년 7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확장한 지난해 영업손실을 656억원까지 줄였습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89억원으로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후폭풍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김포·김해 입찰에도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이유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사업 확장 이후 '내실'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더군다나 김포·김해공항 면세점은 '계약 조건'도 괜찮았습니다. 일단 최장 10년간 운영이 보장됩니다. 임대료도 일정 금액을 정액제로 내는 방식이 아니라, 매출에 따라 조정되는 '매출연동제'가 적용됐습니다. 매출연동제가 적용되면 당장 매출이 나지 않더라도 영업을 이어가는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김포·김해가 나름 규모가 있는 국제공항인 만큼 해외여행 시장이 회복된다면 큰 폭의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왜 김포·김해를 모두 포기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은 면세점 업계에게는 중요한 한 해입니다. 면세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입찰이 예정돼 있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세계 1위 면세점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연매출 2조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한국 면세사업의 기둥이라는 상징성도 충분합니다.

내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는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이 모두 나옵니다. 제1터미널은 지난해 계약이 만료됐지만 임대 조건 등 조율에 실패하며 3연속 유찰됐습니다. 제2터미널은 오는 2023년 1월에 계약이 종료됩니다. 대기업에게 배정된 입찰 대상 구역은 제1터미널이 4개, 제2터미널이 3개 등 총 7개 구역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지난해 사업권을 따낸 제1터미널 DF7 구역을 제외하면 모두 입찰 대상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 지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포·김해공항만으로는 면세 시장의 영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어렵습니다. 이번에 입찰 대상이었던 면세점의 연매출은 김포가 714억원, 김해공항이 1220억원 정도입니다. 이는 인천공항에서 2개 구역만 확보해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결국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잽'보다 '강한 어퍼컷'을 선택한 셈입니다. 어찌 보면 '모 아니면 도' 식 강수로도 보입니다.

내년 입찰 대상인 인천공항 면세점 대기업 구역은 총 7곳에 달합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실제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 의지는 강합니다. 분위기도 괜찮습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샤넬'을 6년만에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다시 데려왔습니다. 의류·핸드백·슈즈·쥬얼리 등 화장품을 제외한 모든 상품을 다루는 대형 매장입니다. 인천공항공사도 이런 실력을 갖춘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매장을 더 늘리겠다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다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구상이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면세점 사업자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습니다. 하지만 고정임대료만큼은 포기하지 못할 겁니다. 인천공항공사 매출의 60%가 면세점에서 나오니까요. 반면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회복되더라도 완전 정상화까지 시간을 고려해 매출연동제 적용을 요구할겁니다. 이때문에 입찰연기 가능성 이야기도 나옵니다.

입찰이 진행되더라도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인천공항은 롯데·신라·신세계에게도 요충지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른 회복을 위해서라도 입찰에 참여할겁니다. 입찰 가격은 당연히 오르겠죠. 관건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 입니다. 그렇다고 인천공항을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입찰에서 승리한 업체는 최대 10년간 매장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만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찰에서 패배한다면 사업 확장을 10년이나 늦춰야 합니다.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시나리오대로라면 롯데·신라·신세계라는 '3강 체제'를 흔들 수 있을 겁니다. 반대의 경우라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공격경영'은 제동이 걸리겠죠. 과연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김포·김해 포기는 현명한 선택이었을까요. 그 선택이 옳았는지 여부는 내년에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같이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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