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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못 찾는 씨티은행, 점점 더 멀어지는 통매각

  • 2021.06.04(금) 09:39

인수의향자들, 고용승계 부정적 입장
단계적 폐지 검토 언급…7월 윤곽 계획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인수의향자 접수 결과 복수의 금융회사가 관심을 보였지만 고용승계 등 통매입엔 사실상 난색을 표한 데다 단계적 폐지 검토 가능성이 언급됐다. 씨티은행은 7월까지 매각 방안의 윤곽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씨티은행은 전날(3일) 매각 관련 진행 경과보고와 출구전략 추진 방향을 위해 진행된 이사회에서 이 같은 논의가 있었다고 4일 밝혔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 타진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사실상 통매각 진행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은 고객과 직원을 위한 최선의 매각 방안에 도달하기 위해 세부 조건과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하겠다면서도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 4월 27일 이사회에서도 모든 실행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인수의향자를 모색해 본 결과 단계적 폐지 준비 절차 역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씨티은행의 경우 모회사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매금융 철수 전략을 밝힌 후 다른 국가들과 달리 원매자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출구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고용 승계 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통매각이 사실상 물 건너 간 데다 분리 매각 역시 쉽지 않다고 판단, 단계적 폐지 방안도 결국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의 경우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길고 연봉 수준이 높으면서 고용 승계시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폐지한 퇴직금 누진제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매금융 인수를 위해서는 최대 2조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인수를 원하는 쪽에서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실제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잠재적 매수자들이 씨티은행의 인력 구조와 인건비 부담을 표명했고 이는 긴 시일을 두고 검토하더라도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논의됐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매각 역시 현대카드 등이 초반에 신용카드 부문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인수 의향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는 등 기류가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분리매각도 관련 인력의 고용을 승계하는 쪽보다 자산과 부채만 떼어내 인수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에 무게가 실리면서 씨티은행 노조가 부정적인 입장을 강하게 피력,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일단 접수된 의향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최종 입찰 대상자들을 선정할 계획으로 최종 입찰 대상자들의 상세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단계적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매각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씨티은행은 "진행 상황에는 다소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7월 중에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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