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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실적 선방했지만 웃지 못했다

  • 2021.08.18(수) 13:59

[워치 전망대]한국씨티은행
원화 예수금 대비 원화대출금 증가 미미
대손비용 감소 주효...신용카드 부진 지속

씨티은행이 2분기에도 아쉬운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폭 실적이 호전되며 선방했지만 올 1분기 대비 줄어든 것은 물론 반기 누적 기준으로 작년 성과에 못미치며 연간 기준 3년 연속 실적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소매금융 철수를 앞둔 가운데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지 못했고 매각을 추진 중인 신용카드 부문이 고전을 지속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달 말 예정된 이사회에서의 매각 방식 결정과 향후 기업금융 강화 전략이 하반기 실적 기상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명순 씨티은행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반기 순익 작년치 밑돌아, 3년 연속 후퇴 우려

18일 씨티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320억원의 순익(별도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2억원보다 소폭 개선된 수준이다. 하지만 올 1분기 대비로는 34% 감소했다. 반기 누적 순익도 802억원으로 작년 901억원에서 후퇴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8년 3074억원의 연간 순익을 벌어들인 후 2019년 2794억원, 지난해 1878억원으로 순익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올해 역시 반기 누적 순익이 전년 수준을 다시 밑돌면서 3년 연속 순익 후퇴가 우려되는 상태다. 

은행권 전반이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상승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누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으로 씨티은행은 최근 소매 금융 철수를 위한 매각 작업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수혜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씨티은행의 2분기 총수익은 2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감소했고 1분기(2900억원)대비로도 줄었다. 씨티은행은 개인자산 관리 부문의 견조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환경과 변동성 완화에 따른 채권관련 이익 감소, 대출채권 매각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원화 예수금은 24조735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 수준인 2조1700억원가량 늘었다. 반면, 원화 대출금은 20조2647억원으로 작년 말 20조2492억원과 엇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6월말 평잔기준 예대율은 83.2%로 지난해 말 93.89%에서 크게 후퇴했고 2019년 대비 85.69%보다 더 낮아졌다.

그나마 비용 감소가 영업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를 일부 방어한 모양새다. 2분기 영업비용은 2040억원으로 인건비 증가에도 해외 계열사 서비스 비용 감소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대손비용(307억원) 역시 지난해 코로나 19 추가 충당금 적립 영향 덕분에 52.3%나 줄어들었다.

신용카드 부문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기준 개인 가맹자수는 102만3522좌로 지난해 말 104만8158좌에서 감소했고 기업구매카드 회원을 포함한 법인 계좌수도 소폭 줄어들었다. 신용카드 채권도 코로나 여파가 지속되면서 신규 회원 모집 감소로 전년대비 5.6% 감소했다. 

소매금융 철수 방안, 이달 말 윤곽

씨티은행은 현재 소매금융 철수를 위한 매각을 추진 중으로 이 같은 불확실성도 실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단계적 철수가 아닌 매각으로 가닥이 잡히고 올 하반기 안에 매각작업이 완료되면 일회성 매각 차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해를 넘길 가능성이 있는 데다 관련 비용 부담 역시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6월 소매금융 부문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고 본래 지난달 말까지 매각 방안 윤곽을 잡겠다고 밝힌 후 이달 말로 시기를 늦춘 상태다. 구체적인 매각 방식은 오는 26일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으로 통매각과 분리매각, 단계적 철수 가운데 한 가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4곳 정도로 알려졌으며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을 통째로 인수하는 것을 희망하거나 자산관리(WM)나 신용카드 부분 인수를 원하는 업체가 나눠진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매각 작업이 본격화하면 희망퇴직이 병행될 예정으로 이와 관련한 일시적인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기업금융 중심으로 재편 작업과 영업기반 강화 전략 또한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원활한 소매금융 부문 매각을 위해 리테일 고객 유지에 힘쓰면서도 최근 대규모 해외 인프라 사업에 참여한 기업 자본 조달을 주도하고 기관 투자자 대상 프라이빗뱅킹(PB)인 RM(Relationship Manager) 업무에도 공을 들이는 등 향후 성장동력인 기업금융 강화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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