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핀테크들의 금융 영역 침투가 강화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까지 비대면이 확산하고 있다. 주담대의 경우 신용대출과 달리 주택을 담보로 이뤄지는 대출인 만큼 서류 작업이 복잡하고 실사 등에 인력이 필요해 비대면이 쉽지 않은 은행들의 고유 영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일부 핀테크 업체가 주담대 비교부터 대출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플랫폼 준비에 나섰고 카카오뱅크도 이르면 올해 안에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등 관련 시장의 비대면 영업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핀테크 업체 베스트핀, 주담대 플랫폼 채비
14일 업계에 따르면 핀테크업체인 베스트핀의 담비는 오는 8월 주담대 금리 비교부터 대출 진행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 론칭을 준비 중이다. 기존에도 주담대 비교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있었지만 금융감독원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평균 기준의 대략적인 금리 정보만 제공했고 은행으로 단순 연결을 중개하는데 그쳤다.
담비는 평균값이 아닌 자사 분석 솔루션을 기반으로 대출자 개인에게 맞는 각 은행별 대출금리 한도를 정확히 비교하고 원하는 대출 상품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실적으로 비대면 대출이 어려운 만큼 오프라인 대출상담사와 연계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풀었다.
베스트핀 관계자는 "클릭 몇 번으로 본인에 맞는 비교금리 분석과 담보물권 확인, 근저당 설정, 대출 실행을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스트핀은 시중은행 대출중개 법인인 베스트엘씨의 온라인 사업부 전신으로 올해 1월 별도 법인으로 출범됐다.
카카오뱅크도 내년까지 주담대 진출 예정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주담대 진출을 예정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가계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폭풍 성장 중이며 올해 중금리 대출 확대에 이어 주택담보대출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무점포이기 때문에 비대면 채널을 통한 대출이 사실상 쉽지 않은 주담대 등 대출의 경우 마지막 활로로 여겨진다. 카뱅 입장에서는 한국 은행들의 경우 가계대출 시장이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형성돼 있고 신용대출만으로는 자산 증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신용대출(일반신용 외 주식담보대출 등도 포함) 규모는 280조원대로 주택담보대출은 두 배가 훌쩍 넘는 743조원대에 달한다. 개인사업자대출도 400조원에 육박하며 신용대출보다 훨씬 많은데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기업대출로 분류되고 대부분 부동산 담보대출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상장 이후 중금리 대출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부동산을 담보 물건으로 하는 주담대 및 개인사업자대출 시장에 진출할 계획으로 관련 인력 확충과 인터넷은행에 걸맞게 대면 영업을 최소화하는 방식 등을 고민 중이다.
실사 인력에 대면 영업 필수 vs 정형화로 비대면 가능
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을 경우 주택담보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등 과정이 복잡하고 담보물건에 대한 실사 등을 위한 인력이 필요하다. 점포가 없거나 관련 인력이 부재한 핀테크와 인터넷은행의 경우 현실적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셈이다. 완전 비대면이 불가능한 주담대 서비스의 플랫폼화에 대한 의구심이 함께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등기도 비대면 채널을 통해 전자 서류로 해결이 가능해지는 등 향후 비대면으로 받는 모바일 주담대가 보편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기존 은행들도 차근차근 핀테크나 빅테크와의 연계를 꾀하면서 부동산 담보대출의 비대면 확산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SC제일은행은 앞선 베스트핀 담비의 주담대 플랫폼과 연계해 은행 방문 없이 주담대 가입이 가능하도록 연동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네이버부동산과 연계해 전세자금대출 시장 공략에 나섰고 향후 주담대 대출로까지 연계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우리은행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준비하는 등 플랫폼 연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