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은행권의 가계대출 제한 조치가 타 은행으로 번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고 위원장은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대출 중단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수 있다"며 "이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집단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NH농협은행이 대출을 틀어막은 것을 시작으로 줄줄이 나타난 현상이다. 금융위가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6%에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연이어 전세대출에 손을 대고 있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실수요자들에게 가능한 한 피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관리할지 앞으로 금융권과 많은 논의를 하면서 대책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내년에도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 나설것이라고 예고했다.
고 위원장은 "내년에도 가계부채를 타이트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적인 가계부채 대책은 현재 검토하고 있는데 내달 초 또는 중순에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또 "최근 증권사의 신용융자가 많이 증가했다"며 "증권사 건전성 악화와 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려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서 추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역시 축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환능력 안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대출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