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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지는 무해지보험]②가성비 보험 역사 속으로

  • 2021.10.07(목) 06:50

10~50% 무·저해지 퇴출…싼 보험 사라져
당국 제동에 "보험사, 가입자 모두 피해자"
무·저해지 시장 계속 확대…인식 제고해야

내년부터 무·저해지보험 상품들이 크게 바뀝니다. 무·저해지보험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명확하지 않았던 '해지율' 관련 기준이 정비된 만큼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됩니다. ▷ 관련기사:[확 달라지는 무해지보험]①최적의 '경험해지율' 핵심(10월5일) 

하지만 이는 반대로 그동안 가성비가 높았던 무·저해지보험 상품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해지율 기준이 보다 보수적으로 적용되는 데다 금융당국이 문제로 지적한 해지환급금 10~50% 미만 상품들이 시장에서 퇴출됐기 때문입니다. 

무·저해지보험은 보험료를 내는 동안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을 주지 않거나 낮게 주는 대신 보험료를 최대 25~30% 가량 낮춘 상품입니다. 통상 해지환급금이 낮을수록 보험료가 더 싸게 책정되기 때문에 10~50% 미만 상품의 시장 퇴출은 그만큼 더 저렴한 보험료 상품에 대한 선택권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저해지보험 규제 "모두 피해자"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현재의 무·저해지보험에 대한 당국 규제를 수용하면서도 보험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피해자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을 계속 유지할 것을 전제하면 무·저해지보험은 동일한 보장을 이전보다 더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상품"이라며 "하지만 일반 고객들은 가입 당시에는 해당 내용을 이해해도 1~2년이 지난 후에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해지가 이뤄졌을 때 고객 불만이나 불완전판매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동안의 보험상품 대부분이 환급금이 있거나 높이는 쪽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가입 후 장기간이 지나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환급금이 있을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라며 "이후 실제 해지가 이뤄지면 가입 당시 제대로 설명했다라는 것을 입증하거나 확인하기 어려워 대부분 불완전판매로 간주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무·저해지보험이 그동안의 소비자 인식과는 다른 상품인 만큼 시간이 지난 후 소비자들의 민원이 대거 발생할 수 있어 당국의 시장 규제가 일정 부분 이해된다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받고 또 보험업계 역시 상품판매, 마케팅 부분에서 제한을 받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에 따른 반대급부로 소비자는 보다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기회나 선택을 제한받고 보험사는 이미 자율화된 시장경제 내에서 마케팅, 상품개발 측면에서 제한을 받는 만큼 사실상 둘 다 피해자인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저해지보험 시장 확대 계속될 것"

도입 당시 저성장과 저금리 상황 장기화로 보험료가 급격히 오를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 피해와 보험료 인상 부담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무·저해지보험이 도입된 점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당국 역시 도입 초기 무·저해지보험 상품 출시를 독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금융당국이 이처럼 입장을 바꿔 규제에 나선 것은 무·저해지보험이 앞으로도 시장 주력상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보험상품은 위험률 통계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되, 금리 등을 적용해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낼 수 있는 이익을 계산해 보험료를 할인해 책정합니다. 과거 시장금리가 높았던 때는 보험료 할인이 많이 돼 보험료가 저렴했지만 제로금리 상황에서는 할인이 거의 되지 않아 보험료가 과거에 비해 훨씬 비쌉니다. 

동일한 보장을 받는다고 해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보험료가 배 이상 높아진 것입니다. 가뜩이나 포화된 시장 상황에서 보험료까지 비싸면 보험을 가입하려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해 왔고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며 보힘료 할인폭이 줄면서 보험사들이 상품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보험료를 낮춰 판매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저해지보험 상품 말고는 현재 대안이 없어 앞으로도 해당 상품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저해지보험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해지율 등에 대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 것입니다. 실제 무분별한 보험료 경쟁으로 해지율을 잘못 적용하는 사례가 나와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도 규제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을 비롯해 사모펀드 사태 등 소비자피해 사례가 대거 발생해 사전 피해 예방조치 중요성이 커지는 점도 한몫했습니다. 

결국 모두가 피해자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보험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보험료 혜택을 누리면서 차후 문제 소지가 없으려면 전반적인 보험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라며 "인식제고는 당장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로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은 이같은 과정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플랫폼, 구독보험 등을 통해 보험이 보다 일상생활에 가까워지고 인식이 높아질수록 무·저해지보험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문제점도 해결 될 것으로 본다"라며 "인식이 더 높아지면 현재의 규제나 가이드라인 기준들이 조금씩 완화되거나 수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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