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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난 PG업계의 고민…답은 바다 건너에

  • 2021.12.24(금) 07:30

PG업계 코로나19 특수타고 매출 증가세
국내는 이미 포화시장…업체간 '땅따먹기'
답은 해외로…해외 가맹점 확보에 총력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전자상거래 사용 비중이 늘어나면서 PG업계 역시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PG업계의 시장 점유율을 삼분하고 있는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토스페이먼츠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위기감도 여전하다. PG업계가 새롭게 사업영역을 진출할 수 있는 국내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라는 이유에서다.

이미 하나의 국내 전자상거래 가맹점에 단독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꿈에 가까운 일이 됐다. 남이 하면 나도 해야하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시장 구조가 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G업계는 해외 사업자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 사이트 등에서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해외 가맹점 확보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우리나라를 새로운 가능성의 시장으로 보고 진출하는 해외기업에게 단독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PG업계 3사 올해 훨훨 날았다

PG업계는 중간에서 결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대행회사다. 신용카드사와 직접 가맹계약을 맺기가 쉽지 못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과 같은 회사를 대신해 대표 가맹점 계약을 맺은 이후 카드 결제, 지불 등을 대행하며 이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몇년전만하더라도 신용카드사의 결제 계약체결에 주로 나섰지만 최근에는 간편결제 등 결제방식이 다양해 지면서 PG회사의 역할이 더욱 확대됐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가 확대되면서 PG업계의 성장세도 도드라진 모습이다. PG업계 점유율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토스페이먼츠 등 3사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스마트폰, 모바일기기 등 비대면결제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3.4%늘어난 일평균 1조원으로 집계됐다. PG업계가 온라인 결제를 통해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이 핵심수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수혜를 입은 셈이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KG이니시스의 3분기 누적 영업 매출은 2507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수준이다. NHN한국사이버결제의 누적 영업 매출도 1943억원으로 집계되며 모기업인 NHN이 올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 4725억원을 달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상장사가 아니라 매출 실적을 공시하고 있지 않은 토스페이먼츠 역시 모기업 토스의 순손실 규모를 줄이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는 이미 포화 상태…땅따먹기 형국

실적은 좋았지만 고민은 있다.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특정 전자상거래업자를 활용하는 고객이 늘면 자연스럽게 그 기업과 계약을 맺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가 됐다. 모든 PG사가 전자상거래업자에 '러브콜'을 보내다보니 단독으로 계약하는 것은 사실상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PG업계 관계자는 "통상 쿠팡 등 하나의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물건을 구매한다 하더라도 이니시스, 토스페이먼츠, NHN한국사이버결제 등의 결제창이 무작위로 나오게 된다"며 "이는 그 전자상거래업체와 그 하위 업체가 PG 계약을 여러곳과 맺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상거래 업자는 결제가 발생하게 되면 무작위로 PG업체를 선정해 결제를 하도록 하는 방식"이라며 "매달 계약 규모에 따른 결제 건수만 넘겨주면 되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워낙 전자상거래업체가 많아졌고 사용자들도 다양한 회사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PG회사들도 최대한 많은 전자상거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단독으로 PG업무를 따내는 시기는 지났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G업계 사이에서는 사실상 국내시장에서는 서로간의 '땅따먹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하나의 업체가 새로운 가맹점을 발굴하면 다른 업체도 합류해 하나의 파이를 나눠먹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PG업계 영업담당 관계자는 "국내 영업의 경우 한계가 분명하다. 기존 가맹업체의 경우 우리가 더 많은 결제 건수를 따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새로운 가맹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대형 3사간 땅따먹기 형국"이라며 "비대면 전자상거래 규모가 워낙 커져 PG업계도 매출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PG업계의 새로운 과제"라고 덧붙였다.

정답은 해외…해외 사업자를 노려라

상황이 이렇다 보니 PG업계가 눈을 돌리는 곳은 해외다. 해외 사업자중 국내 카드를 활용해 결제를 하는, 즉 직구족들이 많이 찾는 곳과 PG계약을 맺거나 국내에 진출하려는 해외 사업자중 시장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곳과 단독 계약을 맺는 것이 최근 PG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찾는 방식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NHN한국사이버결제다. NHN한국사이벌결제는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발품을 팔아왔다. 영양제 등을 해외에서 직구하는 직구족을 겨냥해 영양제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이허브에 2017년부터 PG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뒤이어 애플, 테슬라, 루이비통 등과도 협력했다.

특히 세계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에 PG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년간 공을 들여온 끝에 지난 16일 결제서비스사로 선정됐다.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지난해부터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에 PG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토스페이먼츠는 중간 매개자인 PG업자의 역할에 집중하기 보다 토스가 내세우는 토스페이의 활용처를 해외로 넓히는 데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국내에 진출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 이어 최근에는 구글, 유튜브 등에서 토스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 게임즈와 협력을 맺는 등 해외 가맹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전통의 강자 KG이니시스는 역발상을 택했다. 국내 가맹사의 해외 진출을 돕는 방식이다. 경쟁사들이 해외 가맹점을 끌어모은다면 KG이니시스는 역으로 국내 가맹사를 해외로 내보내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 KG이니시스는 국내 가맹점이 해외시장에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방안을 가맹사들과 꾸준히 논의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협력을 맺고 일본 해외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꾀하는 한국기업 지원을 위해 일본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됐다고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장이 해외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며 "해외 가맹점 공략이 PG업계가 앞으로 가장 공을 들일 부분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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