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물가냐 성장이냐' 금리인상 두고 고민 커진 금통위

  • 2022.03.02(수) 15:39

매파적 금통위지만…지정학 리스크 확대 변수 등장
경제·물가 직접적 영향…물가안정 초점 맞출 듯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먹구름이 드리웠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사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두 국가의 전쟁은 국내 경제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동안 매파적 기조로 통화 긴축 가능성을 높여왔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지만 새로운 변수 등장으로 향후 금리 인상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금리 1.5%도 긴축 아니라고 했는데…

한국은행 금통위는 지난달 24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만큼 이번에는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기준금리가 1.5%으로 인상돼도 긴축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이 총재를 비롯해 대다수 금통위 위원들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준칙금리나 최근 물가 상승세를 보면 기준금리를 1.5%로 한 차례 올려도 긴축은 아니다"라며 "경제 성장 흐름이 예상대로 간다면 물가 오름세와 금융 불균형에 대한 위험 등도 있어 지속적으로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게 금통위 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통위도 예상치 못한 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당초 긴장 상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사적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결정, 국내 경제성장률(3%)과 물가 상승률(3.1%)을 전망할 때 전면전이 아닌 긴장 상태를 가정했다. 지금처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한국은행 설명이다. 

물가‧경제 직격탄…지정학 리스크 대응한 금리정책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는 물가 상승률을 예상보다 더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해 말부터 소비자물가는 매달 3%이상 오르며 고공행진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 병목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두 국가의 전쟁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을 야기한다. 이는 원자재 등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내수시장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반대로 러시아에 대한 SWIFT(국제은행간 통신협정) 배제 등 금융망을 동결하면서 글로벌 교역에도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 입장에선 경제 성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경제 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 

금통위 입장에선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은 부담이다. 이와 함께 최근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 금융지원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면서 대출 차주들의 부실 가능성도 높아졌다. ▷관련기사: 코로나19 대출 지원 결국 연장…최선일까(3월1일)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금통위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적정 기준금리는 연평균 2.4% 수준으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률 하향 등 어느 부분에 더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고 금리 방향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기본적으로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만큼 금리 인상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심상치 않은 수준"이라며 "향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등 지적학적 리스크 전개 방향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추가 사승할 가능성도 있어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