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한다. 리스크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 취급한데다가 곧 씨티은행에서 취급한 대출자산이 토스뱅크로 흘러들어올 예정이라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토스뱅크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2월에 이은 2번째 유상증자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 되면 토스뱅크는 총 세차례에 걸쳐 7000억원의 자본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증자를 위해 토스뱅크는 2000만주를 신규 발행하게 된다. 주당 발행가는 5000원이다. 2000만주 가운데 보통주는 1500만주, 전환주는 500만주로 발행된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오는 29일이며 증자가 마무리 되면 토스뱅크의 납입자본금은 95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주주사의 지원으로 여수신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추가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토스뱅크가 발빠르게 추가 증자에 나선 것은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취급액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소매금융 사업을 접는 씨티은행의 대출중 일부를 가져오기로 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대출자산 등에 위험가중치를 부여해 위험가중자산으로 따로 분류한다. 그리고 이를 국제결제은행(BIS)가 정한대로 △보통주 대비 △기본자본 대비 △총자본 대비 △단순기본자본 대비 비율 등을 산출해야 하며 일정 수준 이상을 맞추도록 돼 있다.
토스뱅크는 5월말까지 취급한 가계신용대출중 35.2%가 중·저신용자 대출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은행의 주고객층에 비해 부실률이 높기 때문에 은행입장에서는 언제든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위험가중치를 더 높게 잡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토스뱅크가 소매금융사업에서 철수키로 한 씨티은행의 가계 신용 대출채권 8조원중 상당부분을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뱅크 대출자산을 끌어오면서 여신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동시에 부실률이 높을 것으로 추산되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꾸준히 늘려야 하는 토스뱅크 입장에서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빠르게 증자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다.
은행 관계자는 "토스는 현재 수신고가 여신고 대비 많기 때문에 여신 대출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본다"라며 "전체적으로 여신자산의 한번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시에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의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