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주춤해지며 손해보험사들의 추가 수익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통행량 증가로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상승하고, 대면영업 확대로 사업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손의료보험의 높은 손해율도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펴낸 '손해보험 피어 리포트(Peer Report)'에 따르면 손보업계는 올해 1분기(1~3월)까지 경제활동 정상화 지연 등 효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9%까지 하락했다. 보험사가 손해를 보지 않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79~80%) 수준이다. 여기에 대면영업 위축에 따른 사업비 부담 완화로 보험영업실적이 개선됐다.
실제 국내 주요 5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총 2조567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기 순이익 총합이 2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으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손해율 감소 덕을 봤다. ▷관련기사 : 차·실손 '쌍끌이'…빅5 손보사 하반기도 순익 '2조' 간다(8월12일)
삼성화재의 경우 올 상반기 14년 만에 처음으로 보험영업에서 268억원의 흑자를 냈다. DB손보 역시 416억원의 보험영업이익을 거뒀다. 그간 손보사들은 보험영업에서 낸 적자를 투자영업이익으로 메우는 식으로 순이익을 내왔는데, 손해율 개선이 이뤄지며 영업실적도 같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올해도 이런 호실적이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경제활동이 정상화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세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대형사의 경우 보험료 인하, 경제활동 정상화에 따른 통행량 증가 등으로 손해율 개선을 견인했던 자동차보험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달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차량(1만1488대)과 추정 손해액(1620억원)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한신평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대면영업이 확대되면서 사업비 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도 손보사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이후에 되레 비급여 부문 손해액 청구가 증가하며 고(高) 손해율이 지속되고 있다. ▷관련기사 :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 3조원…비급여 과잉진료 탓(5월2일)
4세대 실손보험 출시로 보장구조 및 한도 변경, 자기부담금 상향, 재가입주기 단축 등이 이뤄졌다. 하지만 해당 변경안이 기존 실손보험에 소급 적용되지 않고 과거 판매된 실손 상품의 높은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손해율이 단기간 내 하락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판단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향후 손보사의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는 제도적 보완과 더불어 보험 가입 심사(언더라이팅)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