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전체 보험업계의 수익성은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생명보험사(생보사)와 손해보험사(손보사)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생보사 실적은 보험료 수입이 줄고 채권 가격도 내려가면서 작년만 못했다. 반면 손보사는 손해율 개선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산 이익 증가로 실적을 더 끌어올렸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2022년 1~9월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치)'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보험사(생보사 23개, 손보사 31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7조7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7억원(1.7%) 증가했다.
생보사와 손보사를 따로 보면 23개 생보사의 순이익은 총 2조9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78억원(20.3%) 감소했다. 반면 31개 손보사의 순이익은 4조8175억원으로 작년 1~3분기보다 8785억원(22.3%) 증가했다.
금감원은 생보사의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보험료 수익이 줄어든 데다 금리 상승 여파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융상품 처분손익이 줄어 투자영업이익도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보사들의 수익 증가에 대해서는 "장기보험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보험영업이익이 개선됐고 환율 상승에 따라 외화환산이익이 증가해 투자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3분기까지 보험사 전체 수입보험료는 156조3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13억원(0.5%) 증가했다. 손보사는 장기보험(4.8%), 자동차보험(3.0%), 일반보험(9.5%), 퇴직연금(33.5%) 등 종목별로 원수보험료가 전체적으로 증가하면서 수입보험료는 78조6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다.
반면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77조6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보장성보험(2.6%)과 퇴직연금(3.3%)의 판매는 증가했다. 그러나 시중 은행 예금금리 인상으로 은행에 자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가 심화되면서 저축성보험(-6.0%) 수입보험료가 감소했다.
또 글로벌 증시 부진 등으로 인해 펀드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변액보험(29.8%) 수입도 급감했다. 변액보험이란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성과를 나눠주는 상품이다.
한편 9월 말 기준 전체 보험사 총자산과 자기자본은 각각 1305조8000억원, 8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3.9%(52조9000억원), 37.4%(50조3000억원) 줄었다. 환율상승에도 금리가 상승한 영향으로 매도가능 증권 평가 손익이 152.1%(51조7000억원)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말 2.25%에서 올해 9월 말 4.10%로 크게 올랐다.
수익성 지표인 보험사 총자산이익률(ROA)은 0.78%,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45%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1%포인트, 2.12%포인트 올랐다.
전반적으로 올해 3분기까지 투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09억원 줄었음에도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수 있었던 배경은 보험 영업비용이 6439억원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보사에서 저축성보험 해지가 늘어났음에도 손보사 장기보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다.
금감원은 "4분기에는 금리·환율 등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됐으나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향후 수익성 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재무 건전성 취약이 우려되는 보험사를 중심으로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유도하고 주요 리스크에 대한 상시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등을 감안해 선제적인 자본 충실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