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똑똑한 토끼의 해'라고 해요. 옛날이야기에서 영민하고 지혜로운 동물로 등장하는 토끼는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죠. 경제 활동 선택이 더 어려워진 때라지만 독자 여러분 모두 토끼처럼 기민하고 지혜로운 금융 재테크로 더 풍성한 한 해를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작년 한 해 경제 환경의 가장 큰 변화는 금리 상승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년전 연 1%로 시작한 통화당국의 기준금리는 3.25%로 해를 마감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연 6~8%, 신용대출은 7~9%대까지 올라섰다. ▷관련기사: [2022 금융결산]①금리 '빅 점프'…자금시장 대혼돈(2022년 12월27일)
그만큼 빚이 많은 가계 금융소비자의 부담은 커졌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6%로 43개국중 3위다. 한국은행 집계 기준 3분기 국내 가계대출 규모는 약 1757조원. 인구수(2022년 중위추계 약 5163만명)로 나누면 1인당 약 3410만원의 빚을 들고 있다.
금리가 높아진 만큼 금융사로 넘어가는 이자를 줄이는 게 올해 가계 재테크의 가장 먼저라는 얘기다. 금융 전문가들은 "목돈을 굴리고 저축을 늘려 이자수익을 불리는 것에 앞서 쓰고 대출 이자를 최대한 줄여 금융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올해 자산 관리의 첫발"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금리 대출부터 줄여라
가장 먼저 쓰고 있는 대출들의 금리 순위를 매겨보자. 따져보면 쓰고 있는 대출 상품도 여러가지다. 집 살 때 쓴 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 통장 같은 신용대출, 갑자기 급해서 쓴 카드 현금서비스 등등의 금리가 모두 제각각이다. 이중 금리가 높은 것부터 줄여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제2금융권 대출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신용도에도 더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서비스나 자동차 할부 등 카드·캐피털사의 상품은 쓰고 있으면서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달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6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신차 기준(현대 그랜저·현금구매 비율 20%·36개월) 자동차 할부 금리는 연 7.3~11.1%로, 이미 작년말 금리 상단이 10%대도 넘어설 정도로 높아져 있다. 교통생활 관련 고정비용으로 여길 수 있지만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는 금융비용이다. ▷관련기사: 차 할부금리 올리고 무이자 없애고…카드사 '비명'(2022년 12월22일)
시중은행 대출 중에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부터 상환하고 담보대출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신용대출은 담보대출에 비해 만기가 짧기 때문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에도 필요한 부분이다. 한도만 받아 둔 마이너스 통장은 해지했다 재가입할 경우 금리가 오를 수 있으니 특별한 필요 때문이 아니라면 그냥 두는 게 낫다.
신용대출 감소는 이미 시작됐다. 금리 상승과 함께 지난 1년 사이 5대 시중 은행 신용대출은 일제히 10% 안팎 줄었다. 금융금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직전 1년간 가계 신용대출 잔액 감소율은 신한은행이 1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NH농협 10.3%,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8.8%, KB국민은행이 6.7% 순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이자,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변동금리 형태로 받은 주택담보 대출 이자 역시 최대한 줄여보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 살펴봐야 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말에 이어 오는 27일부터 또 주담대 및 전세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잔액 코픽스 6개월 변동 KB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현재 연 5.62~7.02%인 적용금리 범위가 4.87%~6.27%로 0.75%포인트 낮아진다. 신규 코피스 기준 12개월 변동 상품의 경우 기존 6.39~7.79%에서 5.34%~6.74로 1.05%포인트 내린다. KB전세금안심대출(신규코픽스 12개월 변동) 상품의 경우 6.27~7.76%에서 4.97~6.37%로 1.3%포인트 인하한다.
특히 처음 대출을 받을 때보다 소득이 늘거나 신용도가 상승하는 등 재무상태가 좋아졌다면 이를 반영해 은행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도 있다.
정책금융상품을 신청해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보금자리론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을 통합한 특례보금자리론을 오는 30일부터 1년간 한시 운영한다. 일반적으로 4%대 금리가 적용되며 우대 조건을 충족하면 3.75%까지 금리가 낮아진다. ▷관련기사: '4%대 금리·DSR 미적용' 특례보금자리론 이달 출시(1월11일)
이 상품은 금리 상승과 함께 출시된 고정금리 대환 형식의 안심전환대출 기능은 물론, 신규 주택 매입이나 상환(기존 대출상환), 보전(임차보증금 반환) 등 3가지의 목적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집값 9억원 이하이며 소득 제한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