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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공동재보험 가이드라인 등장…활성화될까

  • 2023.03.06(월) 06:09

금융당국-보험업계 공동으로 가이드라인 마련
보험업계, 높은 보험료 때문에 가입 보류

금융당국이 그동안 활용실적이 저조했던 공동재보험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보험업계와 함께 나섰습니다.

앞으로 원보험사가 보험 리스크뿐 아니라 금리·해지 리스크까지 재보험사에 이전해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아직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으로 업무처리는 편해질 수 있겠지만 여전히 높은 보험료가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공동재보험이란?

전통적 재보험과 공동재보험의 구조 차이 / 그래픽=비즈워치

'공동재보험'은 재보험의 일종입니다. 재보험은 일종의 '보험사를 위한 보험'으로 전통적인 재보험의 경우 보험사고가 늘어나 사망보험금, 장해급여금 등의 지급액이 많이 늘어날 위험에 대비하고자 가입합니다. 떠안은 보험 대상에 대한 막대한 책임 분산과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책임 일부나 전부를 다른 보험사에 이전하는 것이죠. 

보험료는 크게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계약자에게 지급하기 위한 '위험보험료'와 계약자의 보험계약 중도해지나 만기환급금 지급을 위해 쌓아둔 '저축보험료', 그리고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업비인 '부가보험료'로 이뤄져 있습니다. 

공동재보험의 경우 보험사(원보험사)가 위험보험료 외에 저축보험료와 부가보험료를 재보험사에 출재하고, 금리 위험 등 다른 위험도 이전할 수 있는 재보험을 말합니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사들의 가장 큰 리스크로 떠오른 저축보험료 금리 역마진 문제까지 보장이 가능해집니다. 

예시로 과거 생보사들이 판매했던 5~8%대 고금리 확정형 보험계약의 경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 가입자에게 보장한 보험금 이자율보다 보험사 운용 수익률이 낮아 손해를 보게 됐습니다.

하지만 공동재보험이 도입되면 저축보험료에 대한 금리 위험을 재보험사에 이전, 재무부담을 덜 수 있데 됩니다.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인해 부담이 커지고 있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지급여력비율 관리를 위한 수단이 하나 생긴 셈입니다. 

만일 공동재보험이 활성화되면 재보험사들은 원보험사들에게 높은 보험료를 받아 이득이고 원보험사들은 리스크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공동재보험은 전통적인 재보험보다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보험료도 비싸지는 구조입니다. 공동재보험 가이드라인 제시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4월 보험부채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 방안으로 공동재보험을 도입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단 3건의 공동재보험 계약이 체결되는 등 활용 실적이 저조했습니다. 

무엇보다 도입 초기 저금리 기조로 인해 공동재보험 거래비용이 후순위채·자본증권 발행비용보다 높았기 때문입니다. 공동재보험은 과거 보험사가 판매한 보험상품의 확정금리와 시장금리의 차이가 클수록 재보험료가 높게 산정됩니다. 

올해 새 회계제도(IFRS17)와 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을 앞두고 공동재보험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다시 커졌으나, 개발 가능한 상품구조나 거래 관련 회계처리 기준, 재보험 데이터 공유 체계 등이 정립되지 않아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7월부터 업계와 공동으로 공동재보험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지난 2일 공동재보험 계약 업무처리 기준 및 재보험 데이터 제공·관리 지침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가이드라인에는 상품 개발시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지 않도록 △상품 유형 및 회계처리 사례 △업무단계별 주요 절차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FAQ)이 포함된 업무처리 기준을 담았습니다. 

공동재보험 거래가 가능한 상품구조 및 유형과 상품 유형·거래시점별 회계처리의 구체적인 사례 등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원보험사의 공동재보험 제안요청 단계부터 거래 신고 단계까지 업무단계별 주요 절차도 가이드라인에 세부적으로 제공됩니다. 원보험사의 데이터 제공 표준 양식 등이 포함된 '재보험 데이터 제공·관리 지침'도 들어있습니다. 

금감원이 이렇게 공동재보험 활성화에 나선 이유는 공동재보험이 활성화되면 보험사가 기존처럼 후순위채나 자본증권을 발행해 가용자본을 확대하는 방식 외에 요구자본을 축소하는 식으로 효율적인 재무 건전성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문제는 '비용'

하지만 보험업계 반응은 뜨뜻미지근합니다. 보험사들이 공동재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는 역시 높은 재보험료입니다. 공동재보험을 통한 부채위험 헤지 가능여부를 떠나서 부가적인 비용이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죠.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공동재보험의 경우 리스크 부담이 큰 만큼 보험료도 비싸다"며 "기존에는 금리 역마진과 같은 것들이 우려돼 공동재보험을 가입하는 경우가 일부 있었지만 최근 금리가 떨어지면서 무리해서 가입하려는 회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험료가 내려간다면 가입할 의사가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보험사는 '공동재보험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데 필요한 재보험료 비용'과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늘리는 데 따른 이자 비용'중 더 낮은 금액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자 비용을 선택하는 편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높은 비용 대비 실익은 없다고 평가합니다. 그는 "이번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은 단순 업무처리를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이 나왔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고비용을 부담해 공동재보험에 가입할만한 니즈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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