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관제사'에서 '선장으로'…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 2023.03.24(금) 16:53

우리금융지주, 정기 주총서 임종룡 회장 선임
조직쇄신 강조 임종룡…차기 은행장 '정밀 검증'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그림을 그렸던 인사가 이제는 우리금융지주를 직접 이끌게 됐다. 24일 임기를 시작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이전부터 공언 한대로 '쇄신'에 나섰다. 회장 취임 이전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에 이어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 선임 절차를 좀 더 세밀하게 바꾸기로 하면서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그래픽=비즈워치

민영화 '관제사'에서 '선장'으로

우리금융지주는 2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제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임종룡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 등이 담긴 상정된 안건을 모두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날부터 3년간 우리금융지주를 이끌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임종룡 회장이 금융위원장을 지내던 시절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청사진을 그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임종룡 회장은 금융위원장 재임 시절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우리은행의 주식을 과점주주들에게 쪼개 파는 형식으로 민영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가 5번만에 우리은행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러한 매각 방식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의 틀을 잡았던 그는 이제 완전하게 민영화된 우리금융지주를 이끌게 됐다. 

임 회장 역시 이날 취임사를 통해 "공직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탄생하게 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 작업을 담당하기도 했고 금융위원장 시절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함께 애썼던 시절이 있었다"라며 "우연이 반복되면 운명이라는 말도 있듯 이제 저는 온전히 우리금융 가족이 됐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전신인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이끈 인물이 이제는 완전 민영화된 회사를 이끌게 됐다"라며 "관치금융,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도 있지만 본인 주도로 민영화된 회사의 회장을 맡은 만큼 책임감은 내부인사 못지 않겠느냐"라고 봤다. 

조직쇄신 강조 임종룡, 은행장 선임 절차 핀셋 조정

임종룡 회장은 취임 이전 단행된 지주와 은행 조직개편에 일정 부분 개입하면서 자신의 경영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가 회장 후보로 선임된 직후 공언했던 '조직쇄신'이 핵심이었다. 

실제 이달초 인사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임기가 종료된 대부의 계열사 CEO를 교체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임기가 올해 12월말 까지로 예정됐던 이원덕 우리은행장 역시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기로 했다.

이달 초만 해도 임 회장은 취임 직후 자회사대표추천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차기 은행장을 최대한 빠르게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핵심 계열사 CEO인 만큼 엄격한 평가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이후 임 회장은 자회사대표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은행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이 차기 은행장 후보군으로 선정됐다.

이들 후보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강도높은 검증이 실시된다. 그동안 우리금융지주는 회장 주도로 2~3차례 회의를 거쳐 은행장을 선출했다. 임 회장은 이같은 절차를 △전문가 심층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으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검증과정이 세분화되는 만큼 은행장 최종 선출에도 시간이 걸리게 됐다. 우리금융은 이같은 절차를 거치면 5월말께 은행장을 최종 선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쇄신'의 일환으로 조직문화도 새롭게 꾸려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금융에 깊숙이 뿌리내린 출신은행 중심의 파벌문화를 직접 꼬집으며 변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임 회장은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금융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가장 선행되고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며 "분열과 반목의 정서,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