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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포르쉐가 사고 낸 아반떼, 두번 우는 이유

  • 2023.06.10(토) 08:10

가해 고가차량, 피해 저가차량 대비 배상금액 ↓
가해차가 보험료 할증 적용 안돼 형평성 지적
내달부터 저가 피해 차량 보험료 할증 유예

/그래픽=비즈워치

다음 달부터 포르쉐와 같은 고가차량이 낸 교통사고로 피해를 본 저가 차량의 자동차보험료 할증이 유예됩니다. 사고는 값비싼 고급차가 냈는데 피해자인 저가 차량 차주의 보험료가 크게 오르는 불합리한 자동차보험 할증 체계가 부당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입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고가 가해 차량의 높은 수리비가 저가 피해 차량의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자동차보험 할증체계를 개선한다고 밝혔습니다. 고가 차량은 건당 수리비가 평균 120% 이상이면서 고급·대형차종 평균 신차 가격인 8000만원을 초과하는 차를 말합니다. 포르쉐·벤틀리·페라리 등이 포함되겠네요. 

현행 자동차보험 할증 체계는 상대방에게 배상한 피해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러다 보니 고가 차량이 사고를 냈음에도 피해 차량이 가해 차량의 높은 수리 비용을 부담해 보험료가 할증되는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했죠.

반대로 가해자인 고가 차량의 차주는 손해배상액이 적다는 이유로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저과실 차량의 구제 방안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17년 9월부터 저과실 사고 1건을 보험료 할증 대상에서 제외하는 '저과실 유예사고 제도'가 시행됐는데요. 여기에도 사고 책임이 있는 고가 가해 차량에 대한 할증 수단은 없었죠. 

고가 차량의 과실이 90% 손해액이 1억원이고, 저가 차량의 과실이 10% 손해액이 200만원이라고 가정해 볼게요. 그러면 가해자인 고가 차량 자추는 피해자인 저가 차량 차주에게 180만원(200만원×90%)만 배상하면 됐습니다. 반면 저가 차량 차주는 고가차에 1000만원(1억원×10%)을 배상했야 했죠. 

/표=금융감독원

이럴 경우 저가 피해 차량만 할증됐는데요. 내달부터는 고가 가해 차량만 할증되고 저가 피해 차량은 할증이 유예되는 걸로 바뀌는 겁니다. 적용 대상은 고가 가해 차량과 저가 피해 차량간 쌍방과실 사고중 저가 피해 차량이 배상한 금액이 고가 가해 차량이 배상한 금액의 3배를 초과하고, 저가 피해 차량이 배상한 금액이 200만원을 초과한 사고고요.

할증 방법은 기존 사고점수에 더해 별도점수를 신설해 보험료 할증에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고가 가해 차량은 기존 사고 점수(0.5점)에 별도 점수(1.0점)를 가산해 보험료 1등급이 할증되고, 저가 피해 차량은 사고 점수가 아닌 별도 점수(0.5점)만 적용해 보험료 할증을 유예시키는 겁니다.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할증 체계 개편에 나선 건 최근 고가 차량 대수 및 고가 차량 사고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서로 보입니다. 실제 2018년 28만대였던 고가 차량은 지난해 55만대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고가 차량의 교통사고 건수도 2018년 3600건에서 지난해 5000건으로 늘었죠. 

금감원 관계자는 "자동차사고의 원인을 직접 제공한 고가 가해 차량에 대해 할증 점수를 부과하는 등 공정한 보험료 산출체계가 마련됐다"며 "가·피해차량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및 자동차보험 제도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가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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