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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만 나이 통일? 보험나이는 '계약일에 한살 더'

  • 2023.07.01(토) 09:01

계약일 기준으로 만 나이 '반올림'해 계산
종신보험 등 생일 6개월 지나기 전 가입 유리해
'80세만기' 만기일은 보험나이 80세 되는 계약일

1977년 6월29일 태어난 C모 씨는 사흘 전인 지난달 28일 45세가 됐어요. 그리고 다시 하루가 지나 생일을 맞아 다시 46세가 됐죠. 태어나면서부터 '한 살(1세)'인 우리 나이로는 올해 47세였지만 이틀 새 나이가 두 차례 바뀐 셈입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도입이 추진된 '만 나이 통일법'(행정기본법 및 민법 일부개정법률)이 지난달 28일 시행돼 일어난 일이죠. 만 나이는 태어나 처음 맞는 생일에 1세가 되는 나이 셈법입니다.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다음, 계산 시점에서 생일이 지났으면 이 숫자를 그대로 쓰고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면 1세를 더 뺀 게 만 나이죠.

/그래픽=비즈워치

보험 나이가 만 나이와 다르다는 얘기는 들어보셨나요? 사람의 생명‧신체에 관련해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상법상 인보험)은 적용하는 '보험 나이'가 따로 있어요. 작년 한번 다루긴 했지만, 관련법 시행에 맞춰 다시 한번 들여다보도록 해요. ▷관련기사: [보푸라기] '만 나이' 통일한다는데…내 '보험 나이'는?(2022년 4월16일)

보험 나이는 계약일 현재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의 끝수는 버리고 6개월 이상의 끝수는 1년으로 해서 계산합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반올림' 방식이죠. 이후 매년 계약 해당일(최초계약일로부터 1년마다 돌아오는 날)에 나이가 한 살씩 늘어나는 것으로 간주하는 개념입니다.

이를테면 위에 나온 C씨가 출생일로부터 45년 10개월이 된 올해 3월29일 보험 계약을 했다면, 계약 시 그의 보험 나이는 만 나이에 1을 더한 46세입니다. 그리고 내년 계약일인 2024년 3월29일에 보험 나이로 47세가 되는 거죠.

보험 나이 계산 예시/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이런 보험 나이 계산기준은 생명보험, 질병·상해보험(손해보험), 실손보험 표준약관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규에서 나이를 특정하거나, 개별약관에서 나이를 별도 정하는 경우 등에는 보험 나이를 적용하지 않고 그에 따르죠. 일례로 '15세 미만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상법 제732조)라는 규정에서는 만 나이가 적용되는 것입니다.

이런 보험 나이는 보험료 산출이나 가입 가부를 판단하는 가입 나이 계산, 만기시점 확정 등에 활용됩니다. 

특히 보험 가입 때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늘어날수록 병‧사고 발생확률이 높아져 보험료가 비싸지죠. 그러니 만 나이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나기 전, 다시 말해 보험 나이가 1세 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20년납, 가입금액 1억원인 종신보험에 가입을 예로 보면 보험 나이 39세에 가입한 것에 비해 40세에 가입하면 월 보험료는 1.9% 비싸지고 총납입보험료는 120만원이 늘어나게 된다고 하네요.

보험계약 적용 예시/자료=금융감독원 제공
보험료 차이 예시/자료=금융감독원 제공

또 가입 나이 제한이 있는 경우 보험 나이 기준으로 상한 연령 경과 전이나 하한연령 도달 이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보험이 대표적인데요. 가입 나이가 0∼30세라면 만 30세(만 31세 도달 전일까지)가 아닌 만 30세 6개월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거죠.

나이를 기준으로 만기가 정해져 있는 계약도 마찬가집니다. 만기일은 만 나이로 그 나이를 넘어서는 생일 전날이 아닌 거죠. 만기로 표시된 보험 나이에 도달하는 마지막 계약 해당일이 만기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1983년 3월1일 출생자가 2023년 1월1일(보험 나이 40세) 가입한 80세 만기 상품의 만기일은 보험 나이가 80세가 되는 계약 해당일인 2063년 1월1일입니다. 출생일 기준의 만 나이 81세 전날(2064년 2월29일, 윤년)이나, 환산한 보험 나이 80세의 마지막일(만 80세 6개월 전일)인 2063년 8월31일이 아니란 겁니다.

헷갈리는 경우가 적잖겠죠? 청약 때 나이를 잘못 기재한 경우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나이를 정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하거나 반환받는 금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금융감독원은 콜센터 내 설치된 금융불편 상담센터를 통해 만 나이 관련 금융불편이 접수되면 이에 대해 안내하거나 금감원 소관 부서나 금융사로 소비자를 연계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답니다. 당국은 중장기적으로 보험 나이를 만 나이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면 그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랍니다.

참, 보험 외에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카드사, 저축은행 등의 금융권은 종전에도 쭉 만 나이를 적용해 와서 바뀌는 게 없다고 하는군요.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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