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올해 두차례 신입 직원을 채용한다. 본점의 부산 이전 우려로 퇴사하는 직원들이 늘어나자 신입 채용 횟수를 늘리고 규모도 크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실무급 직원들의 이탈이 여전히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신입직원 채용만으로는 이탈한 직원들의 빈자리를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두차례의 정규직 신입행원 채용 공고를 냈다. 지난 3월에 80명 규모의 5급 신입행원 채용공고를 낸 데 이어, 올해 8월에도 다시 80명 규모의 5급 신입행원 채용공고를 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한 해에 두 차례 신입행원 5급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 두차례 공개채용을 통해 채용하는 인원인 160명은 지난 5년 동안 진행한 신입 채용 규모중 최대 수준이다.
지난 5년 동안 산업은행의 5급 신입행원 채용 인원은 △2018년 65명 △2019년 30명 △2020년 110명 △2021년 148명 △2022년 115명 △2023년 160명 등이었다.
'부산행' 우려에 실무급 직원 이탈 가속
산업은행이 올해 이처럼 채용 규모를 늘리는 것은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퇴사하는 직원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발표했고, 2022년 7월 120대 국정과제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포함시켰다.
퇴사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이 때부터다. 지난 2022년 정년퇴직을 제외한 산업은행 퇴사자수는 총 97명으로, 20~30명 수준이었던 지난 2020~2021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산업은행 직원들의 퇴사 행렬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0월말까지 퇴사한 산업은행 퇴사자 수는 총 7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퇴사자 수(78명)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자 빈 자리 채우지만 '역부족'
문제는 신입 공채 규모 확대로 퇴사자들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올초부터 10월말까지 산업은행의 직급별 퇴사자 현황을 살펴보면 사원·대리급인 5급 퇴사자가 34명으로 가장 많았고 과장급인 4급 퇴사자가 17명으로 다음으로 많았다. 간부이하 실무인력의 유출이 많다는 얘기다.
산업은행은 법률 및 IT 등 특정 부문에서만 전문직 채용 형식으로 경력직을 뽑고 있다. 일반직 직원들이 퇴사를 하게 되면 업무 공백이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담당 직원들이 퇴사를 하면 사실상 한사람이 맡는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며 "신입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업무 배치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퇴사자들이 나가면서 생긴 업무 공백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