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와 함께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 등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를 웃돌면서 당분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들 전망이다. 그런 만큼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주는 수출입물가지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내 수출이 회복되는 가운데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 관련해 대(對) 미국 수출구조 변화 평가와 향후 전망 등도 공개된다. 최근 가계대출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한 가운데 1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와 2분기 전망도 발표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3.5%)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동결 이유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라며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커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3%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금리인하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신호도 보냈다. 이 총재는 "소비자 물가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옅어진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하반기도 오리무중(4월12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대비)은 3.1%를 기록했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대파 가격이 화두가 됐을 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오는 16일 3월 수출입물가지수를 공개한다. 앞선 2월의 경우 수출물가는 석탄과 석유제품, 컴퓨터와 전자·광학기기 등이 올라 전달보다 1.4% 상승했다.
수입물가도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광산품, 화학제품 등이 올라 전달보다 1.2% 올랐다. 원재료는 2.4%, 중간재도 0.8% 상승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물가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12일 기준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8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 물품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전이될 수 있다. 금통위 역시 환율 불안을 이번 금리 동결 이유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18일에는 '우리나라의 대 미국 수출구조 변화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공개한다. 대 중국 수출이 위축되면서 미국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관심이 쏠린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대 미국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 미국 무역수지는 코로나19 위험이 해소된 2021년부터 가파르게 증가해 2021~2023년에는 300억 달러를 웃도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경기둔화를 고려하면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023년이 정점일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해외 생산으로 인한 중간재 수출 대체 가능성도 무역수지 흑자 지속에 제약 요인"이라며 "미국의 정치 기조 결정에 따라 대미 무역수지가 쟁점화되면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9일에는 1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조사 결과와 2분기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3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4조9000억원 감소했다. 전달(-1조9000억원)에 이어 2개월 연속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으로 감소 폭도 3조원 가량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작년 말 발표한 1분기 대출행태 전망에서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기업과 가계 모두 완화하고 대출 수요는 기업과 가계주택은 증가, 가계 일반은 보합 수준으로 내다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