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생활금융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신규고객 유치가 녹록지 않은 탓에 생활밀착형인 유통시장을 통해 고객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다. 은행들은 제휴 통장을 출시하는 방식 등으로 협업해 예치금 확대까지 노려보겠다는 구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하나은행은 맥도날드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결합을 통한 손님 경험 창출하고 금융상품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오는 12월 '행운기부런 적금'을 출시하고 조건에 해당하는 가입자에게 맥도날드 쿠폰을 지급할 예정이다.
같은 날 신한은행은 CJ올리브영과, KB국민은행은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과 손잡았다. 신한은행은 올리브영 회원에게 금리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내년 1분기 출시하며 국민은행 또한 금리 혜택을 적용한 GS리테일 제휴 통장을 이르면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은행들은 유통사와의 협업 상품 출시로 수만명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한은행은 "올리브영은 국내 1657만명, 글로벌몰 335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플랫폼"이라면서 "두 회사는들과의 접점을 늘릴 활로로 유통을 택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예치금 증액 효과도 점쳐진다. 2%대에 그치는 낮은 금리로 지난 9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정기예금 잔액은 전달 대비 약 4조원 줄었다. 은행들은 급히 금리 3%대 상품으로 고객을 유인 중인데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자 유통가와의 협업에도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유통가와의 협업을 두고 일각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앞선 은행들의 초석 다지기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성공 여부는 이용량인데 이 이용 수요를 미리 점검하고 확보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유통사와 함께하는 은행들의 생활금융 경쟁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전통강자인 백화점은 물론이고 신흥강자로 자리매김한 다이소, 무신사 등과의 제휴를 위한 물밑 작업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비용이 들더라도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휴면 상태의 고객을 활동성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은행 입장에서는 시도할 만한 투자"라면서 "굳이 다른 상품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계좌에 돈을 넣어두는 것만으로 은행은 자금 조달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