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포용금융'을 강조하며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 가정에 보험의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보험 가입을 시도하기도 전에 '거절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험연구원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서울시 거주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349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발달장애인 가구 보험 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자녀의 보험 가입률은 약 56%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의 29%는 보험사로부터 가입을 거부당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아예 가입 신청 자체를 포기했다고 답했습니다. 열 명 중 세 명은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셈입니다.
실제로 보험 현장에서 겪는 부정적인 경험도 적지 않았습니다. 장애를 이유로 보험 인수를 거부당한 경험이 18.9%였고 △과거 병력 고지 과정에서 가입 거절(10.9%) △장애를 이유로 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깎임(6.6%) △본인 의사 확인(해피콜)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2.9%)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런 제도가 있었나요?"…정보의 사각지대
정부와 보험업계는 그동안 장애인 전용 보험 출시, 장애 고지의무 폐지 등 제도 개선을 추진했지만 정작 현장의 부모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설문 조사 결과 장애 고지의무 폐지 사실을 모르고 있는 응답자는 77%에 달했습니다. 기존 보험을 장애인 전용으로 전환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환 특약은 단 6%만이 알고 있었고 보호자가 대신 보험금을 청구하는 보험청구대리인 제도 인지도도 12%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보니 이미 활용할 수 있는 혜택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애인 전용 보험 전환 특약입니다. 기존에 이미 가입해둔 보장성보험이 있다면 장애인 전용 보험 전환 특약으로 혜택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일반 보장성 보험의 연말정산 세액공제율은 12%입니다. 하지만 이 특약을 신청하면 공제율이 15%로 뜁니다. 다만 보험수익자와 피보험자가 모두 장애인이어야 이 특약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새로 가입하는 것이 아니기에 별도의 보험료 인상이나 까다로운 신체검사가 없고, 보험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장애인 등록증만 제출하면 전환됩니다.
"장애 사실 고지 안 해도 된다는데, 정말인가요?"
또 보험 가입 시 장애와 관련한 사전 고지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계약 전 알릴의무 사항에 장애 상태 관련 항목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장애 여부는 안 물어도 '최근 3~5년 내 투약·입원·수술 이력'은 여전히 고지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약이 있거나 재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장애 관련 사항이니 말 안 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고지의무 위반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발달장애인 가정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습니다. 보험의 문턱을 낮추는 정책이 진짜 의미를 가지려면 발달장애인 가정이 제도를 알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