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그룹 코스맥스의 이경수(77) 회장이 후계구도 새 판 짜기에 들어가면서 2세 회사 레시피 또한 주목받고 있다. 장남은 승계 디딤돌로 활용해 온 코스엠앤엠을 잃은 반면 레시피는 변함없이 차남 소유로 남아있어서다.
이병주(44) 코스맥스USA 대표에게는 개인 지분 보다 2배나 많은 지주회사 지분을 갖고 있고,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벌이도 나무랄 데 없는 든든한 존재다. ▶관련기사: 코스맥스그룹 후계구도 판이 뒤집혔다(1월10일)

후계구도 우위 점한 차남
레시피는 원래 2007년 5월 설립된 SK 계열 ‘카라케어’가 전신이다. 2013년 9월 현 사명으로 변경했다. 간판을 바꿔 달 당시 코스맥스그룹 비(非)계열 가족법인으로 편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확인 가능한 범위로는 2015년 이 회장의 직계가족 3인주주 체제였다. 장남 이병만(45) 코스맥스㈜ 대표와 차남 이병주 코스맥스USA 대표가 공동최대주주로서 지분 38.5%를 보유했다. 부인 서성석(71) 코스맥스BTI 회장이 나머지 23%를 가졌다.
이듬해 소유 지분에 변화가 생긴다. 이병주 대표가 형의 지분 중 18.5%와 모친 서 회장의 지분 23% 전량을 인수, 80%로 1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병만 대표는 20%로 축소됐다.
2020년 9월 새로운 주주가 편입된다. 이 회장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 6억원을 출자, 지분 5%를 가진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아들 형제의 현 지분이 각각 76%, 19%로 줄어든 이유다.
다만 이병주 대표가 3분의 2를 훨씬 넘게 갖고 있다는 점에서 차남의 레시피에 대한 지배력은 변함없이 절대적이다. 현재 레시피가 보유 중인 지주회사 코스맥스비티아이(BTI )지분 5.47% 또한 차남의 영향권에 있다는 뜻이다. 개인지분(2.77%)의 2배다.
형과는 대조적이다. 이병만 대표가 지분 80%를 소유했던 개인회사 코스엠앤엠은 작년 7월 부친의 1인회사가 됐다. 이에 따라 코스맥스BTI의 3대주주로서 코스엠앤엠이 보유한 9.43%의 지배력도 이 회장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코스맥스 물건 떼다 파는 레시피
돈벌이도 든든하다. 레시피는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다. 2015년 매출 165억원 정도에서 거의 해마다 성장 추세다. 뒷걸음질 친 적은 2019년(331억원) 뿐이다. 2020년에는 592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었다.
영업이익 또한 비슷한 양상이다. 2017~2018년 각각 60억원을 넘게 벌어들였다. 2019년에는 매출 축소와 맞물려 34억원 적자의 쓴맛을 봤지만 2020년 다시 4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레시피는 코스맥스 매입 상품을 기반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0년 기준 357억원 규모다.
특히 2020년 코스맥스㈜와의 매입거래가 2019년(220억원)에 비해 63%(138억원) 급증했다. 레시피의 흑자 반전이 달리 이뤄진 게 아니다. 향후에도 레시피가 차남 이병주 대표의 지배력을 키우는 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