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그룹의 오너 2세 장남이 사(私)기업을 하나 차렸다. 부친에게 자신이 1대주주로 있던 회사 지분을 넘긴 이후다. 향후 활용도가 주목받고 있다. ▶관련기사: 코스맥스그룹 후계구도 판이 뒤집혔다(1월10일)

장남 이병만, 비디에이 유일 등기임원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병만(45) 코스맥스㈜ 대표는 작년 8월 ‘비디에이(BDA)코퍼레이션’(이하 ‘비디에이’)이란 비계열사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자본금은 1억5000만원이다.
사업 분야는 코스맥스그룹 주력 사업과 대동소이하다.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판매업 이 메인이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개발, 광고, 컨설팅 등을 사업목적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비디에이는 코스맥스그룹 35개 계열((2021년 9월말 국내 18개·해외 17개)과 출자 관계로 엮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기타특수관계자’로 분류하고 있을 뿐이다. 비디에이가 이 대표 개인회사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유일한 등기임원으로 앉아있다는 점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시기가 묘하다. 작년 7월 이 대표 소유의 개인회사 코스엠앤엠(옛 믹스앤매치)이 부친 이경수(77) 회장에게 넘어간 직후 만들어졌다. 코스엠앤엠은 화장품 업체로 원래 이 대표가 지분 80%를 소유했다. 지금은 부친 1인 회사다.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BTI)에 대한 우회 지배기반이 날아갔다. 이제 이 대표의 지주 지배력은 개인지분 3% 밖에 없다. 코스엠앤엠의 지주 지분 9.43%가 부친 수중으로 들어가 버려서다.
후계구도에서 동생 이병주(44) 코스맥스USA 대표에게 밀렸다. 동생은 자신 소유 2.77%와 개인회사 레시피를 통한 5.47% 등 도합 8.24%의 지주 지분을 영향권에 두고 있는 상태다.

2세들의 아지트 영신빌딩 7층
때가 때인 만큼, 이 대표가 지배력 상실을 메울 대체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비디에이를 만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킨다.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있다. 본점 소재지다.
비디에이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재의 영신빌딩 7층에 위치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과 7호선 내방역 각각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지상 8층짜리 건물이다.
영신빌딩 7층에는 코스맥스그룹 비계열사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바로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 레시피다. 주인이 지분 76%를 보유한 이 회장의 차남 이병주 대표다.
잘 알려진 대로 이병주 대표가 지주사에 대해 우회적인 지배력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레시피가 코스맥스BTI 지분 5.47%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 회장이 2세 승계의 지렛대로 삼는 차남 개인회사가 있는 곳에 장남 개인회사가 또 만들어진 셈이다. 이래저래 후계승계와 연관 지어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병만 대표의 비디에이의 활용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총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