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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신흥 재벌’ SD바이오센서, 친족사 정리의 비밀 

  • 2023.04.10(월) 07:10

[중견기업 진단] SD바이오센서①
조영식 회장 소유 핵심 3사 자산 4.7조
진단키트 대박…내년 공시집단 가능성↑
작년 2세·친족사 잇단 계열 제외 이채

‘신흥 재벌’ 에스디바이오센서 계열이 대기업집단 진입 문턱에 섰다. 잘 알려진 대로, 코로나19 신속항원 진단키트가 초대박을 쳤다. 3년간 돈을 쓸어 담았다. 어느덧 계열 자산 5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우연일까. 공교롭게도 친족기업들이 지난해 하나 둘 SD바이오센서 울타리를 벗어났다. 다분히 가업 세습용으로 준비했음직한 2세 계열사도 예외가 아니다. 쾌속 성장의 단물을 빨고 난 뒤다. 자취를 감췄다고 해서 묻어두기엔 아까운 얘기다. 

조영식 SD바이오센서 회장

핵심 3社 자산 3년 새 12배↑…5조 눈앞

현재 SD바이오센서 계열은 19개사(2022년 말 기준)다. 국내 8개사와 인도,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등 11개 해외법인이다. 이 중 SD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3개사는 기업 자산이 계열 전체를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한 핵심 계열사다.  

모두 창업자이자 오너인 조영식(62) 회장이 1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체외진단 시약 업체 SD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는 각각 31.23%, 49.7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빌딩 임대업체이자 개인 투자사인 SDB인베스트먼트는 100% 1인 소유다. 

3개사의 작년 말 총자산(이하 별도기준)이 4조7000억원이다. 2019년 3850억원에 비해 무려 12배 불어난 수치다. 2019년 말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속항원 진단키트 전(全)세계 판매량 1위의 돌풍을 수치가 입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양대 사업 주력사는 2019년 1140억원이던 매출이 2020~2022년에는 한 해 평균 3조원이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한 해 적게는 1조2700억원, 많게는 1조8300억원이다. 100억원 남짓했던 2019년의 약 120~170배다. 이익률은 40~60%대다. 이는 각각 2021년 7월, 작년 12월 증시 입성으로 이어져 SDB인베스트먼트를 합해 총 8510억원이 유입됐다. 

짧은 기간 현금이 주체할 수 없이 밀려들었다. 곳간은 차고 넘쳤다. 3개사의 현금성자산은 2019년 말 550억원에서 매년 예외 없이 불어 작년 말에는 2조7600억원을 찍었다. 이렇다보니 SD바이오센서 계열의 덩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음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SD바이오센서 계열 핵심 3개사 재무지표

대기업 반열 오른 뒤엔 사익편취 규제 

문제는 다음이다. 핵심 3개사의 자산은 2020년 2조1700억원→2021년 4조4000억원→2022년 4조7000억원으로 성장세가 꺾인 적이 없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에는 자산 5조원을 훌쩍 넘길 개연성이 없지 않다. 현실화된다면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지정 대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5월 1일을 기준으로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과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확정·발표한다. 현재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 상출집단 47곳을 포함해 76곳이 공시집단으로 지정돼 있다. 

총수(동일인) 및 ‘4촌 이내 혈족 및 3촌 이내 인척’ 등 친족, 임원 등의 지배 아래 있는 국내 계열사를 대상으로 직전 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확정 별도재무제표상의 자산 합계를 기준으로 한다. 

SD바이오센서 계열이 내년 5월 공시집단으로 지정되면 일개 중소기업에서 일약 대기업 반열에 오르는 일이다. 하지만 마냥 환호할만한 일은 아니다. 규제가 뒤따른다. 오너 일가의 주식 소유 분포 등 계열사들의 기업 현황을 공시를 통해 낱낱이 까야한다. 

국내외 계열사들과 아무런 관계없이 친인척들이 독립경영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친족기업이나 임원 회사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대규모 내부거래까지 공개해야 한다.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일감몰아주기) 규제까지 받는다. 

이랩㈜, 에임㈜, 에임텍 등 조 회장의 친족기업이나 2세 소유의 회사들이 잇달아 계열 제외됐던 게 작년이다. 엠앤디인터내셔널처럼 지금은 ‘한 지붕’ 아래 있지만 향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친족독립경영을 인정받아 바로 빼 버릴 곳도 있다. SD바이오센서가 ‘신흥 재벌’로 성장하기 까지 계열 형성 스토리를 들춰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SD바이오센서 ②편으로 계속)

SD바이오센서 계열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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