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막내가(家)인 LT 오너 4세의 경영승계 작업이 속전속결이다. 임원을 단지 1년여 만에 상무를 건너뛰고 35살의 나이에 전무로 직행했다. 대(代)물림 기반을 일찌감치 다져놓은 까닭에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작년 7월 ㈜LT 이사회 합류 이어 전무 직행
11일 LT그룹 지주회사 ㈜LT에 따르면 구웅모(35) 상무보가 최근 전무로 승진했다. 오너 구본식(66) 회장의 1남2녀 중 장남이다. 구 회장은 LG 2대 회장 고(故) 구자경(1925~2019) 명예회장의 4남2녀 중 4남으로 구광모(46) LG 회장의 막내삼촌이다.
LT는 2019년 1월 출범한 LG 방계기업이다. 구 회장의 둘째 형이자 구광모 회장의 친부 구본능(75) 회장의 희성그룹에서 삼보이엔씨(현 LT삼보), 희성금속(LT메탈), 희성정밀(LT정밀), 희성소재(LT소재) 등 4개 계열사를 가지고 분가(分家)했다.
구 전무는 자타공인 LT 후계자다. 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2020년 LT메탈에 입사,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작년 1월 간판 계열사인 LT삼보 기획담당 상무보로 승진했다. LT삼보는 시공능력평가(토목건축) 53위(2023년 기준․7190억원)의 중견 건설사다.
이어 작년 7월 LT삼보 기업분할을 통한 지주사 출범을 계기로 ㈜LT로 자리를 옮긴 뒤 이번에 상무를 건너뛰고 전무로 직행했다. 구 전무의 경영승계 작업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LT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LT 설립 당시 구 회장과 함께 합류했다. 이에 따라 ㈜LT는 현재 오너 부자(父子) 2인 사내이사 체제다. 3명의 아시진 중 이외 1명은 비상무이사로서 김진국(62) LT정밀 대표가 맡고 있다.
㈜LT 56% 1대주주…지분승계는 사실상 마침표
구 전무는 향후 경영권 승계의 또 다른 한 축 지분 대물림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상태다. ㈜LT의 1대주주로서 지분 56.37%를 소유 중이다. 이어 구 회장이 38.17%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두 누이 구연승(40), 구연진(38)씨 각각 3.55%, 0.59% 등이다.
㈜LT 지배 아래 LT삼보(이하 지분 68.04%), LT메탈(55.00%), LT정밀(옛 희성정밀․61.18%) 3개 자회사가 포진하고 있다. 이어 LT정밀을 통해 LT소재(100%)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구 전무가 이른 나이에 강력한 계열 장악력을 갖게 된 데는 2단계에 걸친 지분승계 작업에서 비롯됐다. 먼저 2017년 9월 희성전자의 LT삼보 지분 93.5%와 구본식(12.7%)․구웅모(13.5%) 부자 소유의 희성전자 26.2%에 대해 482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실시, 당시 계열 지배회사인 LT삼보의 지분 48.28% 1대주주로 올라섰다.
다음으로 지주 체제 전환을 통해 지금의 ㈜LT 지분을 확보했다. LT삼보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LT(신설)와 LT삼보(존속)로 쪼갠 뒤 작년 10월 ㈜LT가 현물출자-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따른 것이다.
오너 일가 5명 소유의 LT삼보 68.04%(3170억원), LT메탈(옛 희성금속) 21.98%(707억원) 등 3880억원어치 계열 지분이 대상이다. 구 전무는 LT삼보(48.28%)와 LT메탈(7.48%) 등 총 2490억원 규모의 계열 주식을 ㈜LT로 갈아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