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가전렌탈그룹 청호(淸湖)의 간판 주력사 청호나이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또 갈아치웠다. 매출은 5년째다. 영업이익은 2년 연속이다. 이익률은 3년 만에 다시 두 자릿수로 올라서며 2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영업이익률 4.3%p 껑충…3년 만에 두 자릿수
9일 청호나이스의 2024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보다 4.4%(198억원) 증가한 473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4190억원)을 시작으로 5년 연속 사상 최대치다.

2020년 이후 일시불 판매에 주력하는 영업 전략이 또 주효했다. 가전렌탈업체인 청호나이스는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주력제품인 정수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비데·매트리스 등 기존 렌탈 위주의 판매 의존도를 낮춰왔다.
작년에도 제품매출은 1년 전보다 6.2%(111억원) 불어나며 1890억원을 나타냈다. 매출비중은 2019년(23.4%)에 비해 16.7%p 뛴 40.0%에 달했다. 반면 렌탈매출은 15.6%(167억원) 감소한 901억원에 머물렀다. 비중은 19.1%로 5년 전(58.5%)에 비해서는 39.4%p 떨어졌다.
수익성 호전은 더욱 가팔랐다. 영업이익 6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0%(220억원) 급증했다. 2023년(450억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익률은 9.9%→14.2%로 급등했다. 2021년(10.6%)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 회복과 함께 2000년(17.2%)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9년째 ‘제로 배당’…이익잉여금 3680억
재무건전성 지표 또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2010년 이후 차입금이 ‘제로(0)’인 데다, 벌이가 좋아진 와중에도 2016년 이후 철칙처럼 ‘무배당’ 기조를 유지한 데 따른 것이다.
청호나이스는 작년에 순이익으로 679억원을 벌어들였다. 2023년 대비 34.4%(174억원) 늘어난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작년 배당을 또 건너 뛰면서 이익잉여금은 3680억원으로 불어났다. 2015년 말(906억원)의 4배다. 9년 새 자기자본은 1280억→4130억원으로 증가하며 부채비율은 104%→48%로 떨어졌다.

청호그룹의 모체이자 주력사인 청호나이스가 지속적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내실 위주의 경영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비상장사인데다 사실상 1인 지배체제가 장기간 무배당을 가능케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청호나이스의 최대주주는 1세대 정수기 엔지니어 출신이자 창업자인 정휘동(67) 회장이다. 1993년 5월 창업 이래 현재 지분 75.1% 1대주주다. 뿐만 아니다. 정 회장이 80% 1대주주인 정수기 필터 제조업체 마이크로필터가 청호나이스 2대주주로서 13.0%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동생 정휘철(64) 부회장이 8.2%로 뒤를 잇고 있다.
현재 확인 가능한 범위로, 청호나이스는 2000~2015년 사이에 딱 4차례 배당을 실시했다. 한 해 적게는 13억원, 많게는 31억원 총 108억원이다. 이 기간 정 회장이 가져간 배당금은 75억원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