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이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쌍둥이약 전략'을 전면에 내세워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펙수클루와 동일한 성분 의약품을 자회사를 통해 다른 제품명으로 복수 출시,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선두 주자인 HK이노엔의 '케이캡'과의 격차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자회사 '쌍둥이약' 통해 공격적 영업 전략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자회사 간 '펙수클루' 매출 확대를 위한 영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핵심은 바로 대웅제약 특유의 '쌍둥이약 영업 전략'이다. 동일한 주성분을 기반으로 복수의 의약품을 서로 다른 브랜드명과 유통 채널로 판매하는 전략으로, 제약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활용한 마케팅 방식이다.
다만 쌍둥이약 전략을 세운다해도 허가만 받고 출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특정 제품이 판매중지나 영업정지 같은 행정처분을 받을 때 미리 허가받아 둔 계열사 제품으로 즉시 처방을 전환(스위칭)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또한 단일 제품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실제로 쌍둥이약을 동시 판매하는 제약사는 많지 않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이 전통적인 '보험용 전략'을 '공격적 판매 전략'으로 변형해 운용하고 있다. 과거 매출 규모가 컸던 항궤양제 '알비스'와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타민' 등도 계열사를 통해 쌍둥이약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였고 국산 신약 36호로 허가받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도 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펙수클루 역시 자회사인 대웅바이오(위캡정), 한올바이오파마(앱시토정), 아이엔테라퓨틱스(벨록스캡정)까지 모두 펙수클루와 동일한 성분으로 이름만 바꿔 제품을 출시, 동시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 5월 신규 제형 출시로 실적 압박 가중
펙수클루는 용량별로 다양한 적응증을 확보하며 시장 영역을 확장해왔다. 2021년 허가받은 40mg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2022년 허가받은 10mg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위염 관련 병변 개선'에 대해 허가받았다.
여기에 지난 5월 경쟁약물 HK이노엔의 '케이캡'에는 없는 적응증(사용범위)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도성 소화성궤양 예방' 용도로 20mg 제형을 허가받으며 자회사간 실적 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종근당과 공동판매 체제를 구축하고, 대웅바이오와 한올바이오파마는 독자 영업망을 통해 병·의원을 공략 중이다. 펙수클루의 2023년 생산금액은 약 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 쌍둥이약인 위캡(26억원)과 앱시토(31억원)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아이엔테라퓨틱스는 2023년 생산실적이 약 6억원으로 전년 12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로 전체 직원수가 30여명에 불과하다. 영업 기반이 약한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지난 7월 동국제약과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면서 외부 영업망을 통한 시장 확대에 나섰다.
경쟁약물 '케이캡' 겨냥…점유율 확대 기대
현재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케이캡은 지난해 매출 1600억원을 돌파하며 국산 신약 중 드물게 매출 1000억원을 넘긴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후발주자인 대웅제약 입장에서 케이캡과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펙수클루와 쌍둥이약들을 앞세운 '공격적 생존 전략'이 시장 침투율을 높이는 등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방위적 공세는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부담을 초래할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 구축에도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성분이 동일한 다른 회사들의 품목 이름은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동일 성분 제품을 여러 브랜드로 분산시키는 방식은 총매출 확대에는 유리하지만 개별 브랜드의 정체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둥이약 전략은 단순한 리스크 회피를 넘어 특허 만료 후 계열사 물량 공세를 통한 제네릭 견제 효과도 있지만 다수 브랜드명으로 분산돼 시장에서 인지도 강화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면서 "다만 대웅제약은 영업력이 강한 회사인 만큼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둔 공격적인 영업전략이 성과를 이끌어 내는 데에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