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비즈니스 행사인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International Convention·바이오 USA)'이 오는 2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막합니다. 이번 바이오 USA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들의 소식도 쏟아집니다. "바이오 USA 발표기업으로 선정", "글로벌 빅파마와 다수의 파트너링 미팅"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습니다.
일부 기업은 가시적 성과가 임박한 것처럼 기대를 받아 주가가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투자자와 대중이 이 이벤트의 이면을 냉정하게 읽어내는 '문해력'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바이오USA는 철저히 기술이전과 공동연구를 타진하는 비즈니스 행사입니다. 혁신적인 신약 후보물질을 들고 글로벌 파트너의 니즈에 맞춰 세일즈 피칭을 하는 자리이기에 기술이전 기대감이 싹트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그러나 과도한 기대감은 독이 됩니다. 과거 부스에서 가볍게 명함을 교환한 것조차 '글로벌 제약사와 미팅 진행'으로 포장해 시장에 알린 촌극도 있었습니다. 바이오USA 참가, 빅파마와의 미팅을 주가 부양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예입니다. 결국 그 회사는 많은 투자자에게 좌절을 남긴 채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지금까지 바이오 USA 행사 기간 동안 대규모 기술이전 등 직접적인 성과는 많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빅파마의 깐깐한 실사를 통과해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되기까지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년 이상의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미팅 횟수보다는 행사 이후 비밀유지계약(CDA)을 맺고 심도 있는 데이터를 교환하기 시작했는지, 혹은 효능 검증을 위해 물질이전계약(MTA) 단계로 진입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많은 바이오텍이 부푼 꿈을 안고 빅파마에 미팅을 신청하지만, 성사되는 경우도 있고 좌절을 맛보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우리 기술이 아무리 우수하다고 주장하더라도, 현재 글로벌 시장의 딜 동향이나 빅파마의 '쇼핑 리스트'에 부합하지 않으면 외면받기 십상입니다. 행사 참가 사실을 홍보하기 전에, 우리 파이프라인이 과연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핏(Fit)을 갖췄는지 냉정하게 살펴야 합니다.
나아가 거절과 좌절 역시 기업에는 훌륭한 자산이 됩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거나 "타깃 시장이 우리 전략과 맞지 않는다"는 빅파마의 피드백은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하고 연구 방향을 수정하는 귀중한 나침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긴 호흡을 가진 기업과 투자자만이 얻을 수 있는 팁입니다.
결국 바이오 USA 참가는 끝이 아니라 험난한 신약 개발 여정의 한 과정입니다. 행사 참가나 빅파마 미팅이라는 이벤트 자체에 들뜨기보다는, 기업이 들고 간 제품의 경쟁력과 현장에서 얻어온 데이터 결과물에 온전히 집중해야 합니다.
쏟아지는 홍보의 홍수 속에서 과장된 기대감을 걷어내고 기업의 진짜 실력을 읽어내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시장에 가장 필요한 바이오 문해력입니다. 이번 바이오USA에서 국내 기업들이 의미 있는 후속 논의와 좋은 결실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