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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다]포스코①물러설 곳이 없다

  • 2013.06.12(수) 07:25

업황부진에 공급과잉까지..품질경영으로 극복

작년 3월 포스코 재무팀에 비상벨이 울렸다. 매분기 1조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업황 부진이 이어져 예전 같은 실적은 못낼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난 실적을 받아든 포스코와 시장은 망연자실했다.

이후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경기 침체는 계속 이어졌고 업황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원료가격은 요동 쳤다. 돌파구는 제품 가격 인상 뿐이었지만 그 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에만 1조원을 돌파했을 뿐 결국 4분기에는 3000억원대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 1분기에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철강수요 부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다 최근 엔저 현상까지 겹쳐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 포스코 "쉽지 않네…"..가격 인상에 달렸다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포스코의 입지는 탄탄하다. 지난해 기준 조강생산량으로는 세계 4위 규모다. 철강전문 분석기관 WSD가 뽑은 `가장 경쟁력있는 철강사`에 3년 연속 1위로 선정되는 등 포스코의 글로벌 경쟁력은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아무리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더라도 업황이 좋지 않으면 도리가 없다. 포스코는 세계 유수의 철강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철강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가격 불안정이 겹치면서 제품가격에도 타격을 줬다.

포스코와 같은 고로업체의 경우 원료가격이 매우 중요하다. 전량을 호주와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는 데다 분기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원료가격이 제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원료가격은 상승하는데 수요가 부진해 제품가격이 하락한다면 이는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된다. 작년이 대표적인 예다.




작년 철강업계의 주요 이슈는 공급과잉이었다. 특히 중국의 철강업체들이 물량을 쏟아내면서 제품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포스코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1분기에는 원료가격이 하락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보였지만 2분기와 3분기는 통상적으로 원료가격이 상승하는 시기다. 따라서 원료가격 상승분을 얼마나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느냐가 향후 포스코 실적의 관건이다.

그러나 현재 포스코를 둘러싼 주변 여건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도 "주요 수요산업과 가격 인상을 협의 중이지만 부진한 수요와 주변 여건상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창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 실적의 키는 철강재 가격이지만 3분기까지 의미있는 철강재 가격 인상은 어려운 환경"이라며 "엔저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포스코의 철강제품 가격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데다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 "위기 상황, 가치경쟁·품질경영으로 뚫는다"

최근 불고 있는 기록적인 '엔저' 바람도 포스코를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일본의 철강업체는 포스코의 주요 경쟁사다. 이들이 엔저 바람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운다면 포스코도 그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이런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원가절감과 고품질 제품을 통한 신수요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올해 철강 시황에 대해 최근 몇 년간과 마찬가지로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전세계 철강수요가 14억5490만톤으로 지난해보다 약 3.2% 증가하는 것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올해에도 월드퍼스트, 월드베스트 제품의 판매비중을 전체 판매량의 2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금중심의 경영과 원가절감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원료 재고일수를 줄이고 반제품 재고도 조정해 현금보유를 높여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술 개발을 통한 저가원료 사용, 설비효율 향상 등을 통해 작년 수준인 1조원 이상의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세계 경기 침체와 어려운 철강 시황 속에서 가격경쟁이 아닌 ‘가치경쟁’과 한 차원 높은 ‘혁신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며 "공급과잉과 수요둔화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고유제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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