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분기 '1조 클럽' 탈락은 당시 업계에 큰 충격이었다. '포스코가 저 정도면 다른 업체들은 어쩌란 말이냐'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포스코의 추락은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포스코는 '1조 클럽' 재가입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한번 무너진 업황은 포스코의 재가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시장도 매분기 지지부진한 실적을 보이는 포스코에 대해 지쳐갔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계속 하향조정했다. 포스코도, 시장도 답답하기만 했다.
◇ 여전한 작년 1분기의 충격
사실 포스코의 실적 부진은 포스코 탓만은 아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방산업인 자동차, 조선 등의 업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여기에 중국 철강업체들의 무차별적인 생산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포스코 뿐만 아니라 전세계 철강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숙제다. 수요는 줄고 공급이 늘어나니 포스코도 버텨낼 재간이 없다.
포스코는 세계 3위 규모의 조강생산량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품질도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지 오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의 도요타도 포스코 제품 사용비율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매년 1조원 가까운 원가절감을 이뤄내는 등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업황은 회복은 커녕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포스코는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한때 매 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던 포스코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할 만큼 큰 사건이었다.
이후 2분기에 다시 1조원을 넘어서면서 일각의 우려를 잠재웠지만 그도 잠시,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다시 추락을 거듭해 작년 4분기에는 결국 38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포스코의 실적 하락은 큰 충격이었다"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그정도일 줄은 몰랐다. 더 큰 문제는 실적 급락 이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 2분기 실적, 시장 예상치 상회할 듯
그랬던 포스코가 최근들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업황 부진에도 불구,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실적 부진에 허우적댔던 만큼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 6월까지 포스코의 주가상승률은 -10.74%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달들어 지난 18일까지의 주가상승률은 4.36%다. 이달로 예정된 포스코의 지난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셈이다.
포스코의 2분기 실적에 대해 낙관하는 이유는 원료가격은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제품 가격은 오히려 상승해 그만큼 마진율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는 지난 4~5월 제품 수출가격을 인상했다. 또 내수에서는 열연 중심의 가격인상을 단행, 전체 평균판매단가가 톤당 2만원 가량 상승했다. 반면 생산 원가는 1분기대비 톤당 2만원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예상보다 우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격적인 반격은 4분기부터
그렇다면 이번 2분기 실적을 필두로 앞으로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포스코의 지난 2년간 분기별 실적 그래프를 살펴보면 지난 2011년과 작년의 경우, 항상 2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까지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따라서 이번에도 2분기까지만 상승하고 3분기와 4분기에는 하락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이번 만큼은 다르다는 견해다. 대표적인 철강 비수기인 3분기에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8월을 기점으로 철강 시황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이 조금씩 기력을 회복해 가고 있고 자동차 산업도 수출이 원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철강가격을 가늠하는 중국의 철강가격이 최근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다.
또 오는 4분기에는 원료 투입비용이 3분기 대비 톤당 2만~3만원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저가 원료투입으로 포스코의 4분기 마진은 3분기 대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엄진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이익이 감소되나 저점이었던 작년 4분기보다는 양호할 것"이라며 "오는 9월부터 원료 투입단가 하락과 최근 국제가격 상승에 의한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이 재개돼 4분기에는 이익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