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부사장의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영풍그룹 주력사 중 하나인 고려아연의 향후 3대(代) 경영구도와 관련을 맺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풍그룹은 공동창업주 고 장병희 명예회장-고 최기호 회장에 이어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으로 2대째 동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 몫으로 분류되는 계열사다.
장형진 회장이 실권을 쥔 영풍이 최대주주(26.9%)로 있지만, 회사 경영은 최기호 공동창업주 2세들이 번갈아가며 맡고 있다. 장남 최창걸 명예회장(등기), 차남 최창영(69) 명예회장(미등기)에 이어 현재는 3남 최창근(66)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씨 일가 3세들 중 유일하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최 부사장은 3세들은 물론 최씨 일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소유주식이 33만8007주(지분율 1.8%)로 현재 주식가치는 960억원(17일 종가 28만5000원 기준)에 이른다.
아울러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고려아연 입사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함으로써 다른 3세들보다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최 부사장은 미국 앰허스트 대학을 졸업한 뒤 콜롬비아대학원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5월 고려아연 이사로 입사한 뒤 2009년 기획담당 상무와 2011년 전무이사를 거쳐 지난해에는 부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