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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저가항공]②제주항공 "내년 상장, 빅3 굳힌다"

  • 2014.06.26(목) 13:24

창립 4년만에 누적결손 860억원. 2009년 제주항공은 생사기로에 섰다. 도산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설립 당시 25%의 지분을 출자한 제주도에 약속한 상장은 물건너 간 듯했다. 

 

상황은 2010년부터 달라졌다. 애경그룹이 계열사들의 유상증자로 제주항공 지분을 81.7%까지 끌어올린 뒤 수술이 시작됐다. 승객들이 불안해하던 70인승 쌍발 터보프롭(제트엔진에 프로펠러 장착) 기종 Q400 4대를 모두 팔아치웠다. 대신 인기가 있던 190인승 B737-800으로 기종을 통일시켰다. 이듬해인 2011년 제주항공은 처음으로 영업이익 139억원의 흑자를 냈다. 그때부터 작년까지 제주항공은 3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 제주항공 실적 추이(단위: 억원, 자료: 제주항공)

 

제주항공은 올해 설립 9년, 취항 8년을 맞았다. 취항 첫 해인 2006년 118억원이던 매출이 작년에는 4323억원, 8년새 36.6배 신장했다. 올해는 매출액 53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이 목표다. 작년보다 각각 1000억원, 100억원가량 늘린 규모다.

 

제주항공은 2012년 5월 누적탑승객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1월에는 국내선 누적탑승객 1000만명을 달성했다. 7월에는 전체 누적탑승객 1500만명을 넘어섰고 올 3분기 중 20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1분기 제주항공의 국내선 수송 분담률은 13.4%다. 대한항공(28%)과 아시아나항공(23%)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국제선에서도 3위(4.7%)다. "저비용항공사 1위가 아닌 '빅3' 항공사로 불러달라"는 이유다.

 

제주항공의 성장 뒤에는 '싸구려'라는 편견을 깨기 위한 경영전략이 있었다. 저가 상품을 공급하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항공산업의 핵심인 '안전'을 키워드로 잡아 안전운항을 위한 설비와 교육 훈련분야에 적극 투자한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또 조만간 웹사이트 내에 호텔이나 렌터카 예약 페이지를 묶어 항공권과 함께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방식의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최근 여행의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개별 자유여행객을 유치하고 기내 유료서비스 품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애경그룹의 숙원사업인 주식시장 상장에도 한 발 다가서 섰다는 평가다. 제주항공 안팎에서는 내년이면 기업공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2012년 장영신 회장의 사위인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을 경영총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임명해 사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씨티은행 기업금융부장을 거친 금융전문가 최규남 사장은 상장 채비에 적임으로 꼽힌다.

 

갈수록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아시아나항공과는 격차를 좁히고 후발 LCC들과는 간격을 더욱 벌려 나가기 위해서도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최 사장은 이달 초 취항 8주년을 맞아 "올 한 해는 외부의 다양한 위험요인에 대비하면서 국내 항공시장의 선도적 LCC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차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햇다.

 

▲ (사진: 제주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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