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다마스·라보' 8월 재생산..한국GM 구원투수

  • 2014.07.21(월) 14:57

쉐보레 유럽 철수에 따른 수출 부진 만회
포터 봉고에 내준 내수시장 회복 노려

한국GM이 '불황의 아이콘' 다마스와 라보 생산을 재개한다. 다마스와 라보는 규제 강화로 작년말 단종됐었다. 하지만 고객들의 단종 철회 요청과 정부부처의 협의 결과 재생산이 결정됐다.
 
한국GM은 전용 생산설비까지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한국GM이 유럽 수출용 쉐보레 수출 중단에 따른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포터 등에 빼앗긴 '불황 시장'을 되찾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 한국GM "반갑다. 다마스·라보"
 
한국GM은 오는 8월 다마스와 라보의 재생산에 돌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한국GM은 "고객들의 단종 철회 요청에 따라 관계부처와의 협의 끝에 일부 기준을 유예 받아 재생산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다마스와 라보는 지난 23년간 승합차와 소형 트럭 중 유일하게 경차 혜택을 받았다. 그 덕분에 자영업자들에게는 '생계형 자동차'로 통했다. 특히 푸드트럭과 택배용 트럭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른바 '불황의 아이콘'이었다.
 
▲ 한국GM이 오는 8월부터 생산 재개에 들어가는 2015년형 다마스(왼쪽)와 라보.

하지만 작년 정부가 푸드트럭에 대해 불법개조로 규정하면서 다마스와 라보는 설 자리를 잃게 됐다. 한국GM은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을 선언했다. 쇼규모 자영업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정부가 규제 완화를 강조하면서 푸드트럭에 대한 규제가 도마에 올랐다. 찬반 양론이 팽팽했지만 결국 정부는 푸드트럭을 합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다마스와 라보의 재생산을 결정했다.
 
한국GM은 다마스와 라보의 재생산을 위해 창원공장에 차체 공장 등 전용 생산 설비를 새로 마련했다. 총 4400㎡ 규모의 면적이다. 다마스와 라보 재생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가격도 다마스는 964만~1000만원, 라보는 807만~884만원으로 책정됐다. 현대차의 소형 트럭 '포터2'의 가격이 1365만~1883만원임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 물론 포터와 이들 차종은 적재 용량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 '쉐보레' 수출 빼앗기고
 
하지만 업계는 한국GM의 다마스와 라보 재생산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이 단종을 선언했던 다마스와 라보 재생산에 적극 나서는 것은 다른 속내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GM은 GM이 유럽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여전히 그 후폭풍에서 신음하고 있는 상황이다. 쉐보레 브랜드 차종의 유럽 수출을 전담하다시피했던 한국GM 군산 공장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 GM은 유럽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단계적 철수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한국GM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GM 군산공장이 바로 유럽 수출용 쉐보레 생산기지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여파로 지난 상반기 한국GM의 수출 물량은 전년대비 24.1%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GM의 수출 물량은 전년대비 24.1% 감소한 25만5322대를 기록했다. 반면 내수 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전년대비 10.4% 늘어난 7만1958대를 나타냈다. 전체적으로는 전년대비 18.5% 줄어든 32만7280대를 기록했다. 수출이 전체 실적을 갉아먹는 형태다.
 
한국GM은 더 이상 수출에서 실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수 판매량을 늘려야만 한다. 다마스와 라보의 재생산은 한국GM에게 내수 실적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한국GM이 다마스와 라보 재생산에 적극적인 이유다.
 
◇ '불황의 아이콘' 내주고
 
또 다른 이유는 포터의 승승장구다. 현대차의 소형트럭 포터는 올해 상반기 총 5만170대를 판매해 국내 자동차 베스트셀링카 순위 2위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소형트럭 봉고도 8위에 올랐다. 자동차 업계에 '불황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증거다.
 
사실 포터와 봉고의 인기는 다마스와 라보의 부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종의 반사 이익이다. 여전히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는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영업을 선택한다. 자영업에 있어 소형 트럭은 필수품이다. 한국GM은 이 시장을 노린다.
 
▲ 한국GM은 다마스와 라보 재생산을 계기로 현대차 포터에게 내준 자영업자 시장을 되찾겠다는 생각이다. 현대차 포터는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베스트셀링카 순위 2위에 오를 만큼 큰 인기를 끌면서 대표적인 '불황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작년 다마스는 1만969대, 라보는 9693대가 각각 판매됐다. 월평균 1722대씩 판매한 셈이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2개 모델을 합친 판매량이 월 2000대를 넘겨 한국GM의 대표 세단인 말리부보다 더 많이 판매됐다.
 
물론 현대차의 포터(작년 9만2029대 판매)에는 한참 못미치는 판매량이다. 하지만 내수 판매 실적을 극대화해야 하는 한국GM에게 월1000대 이상 판매는 알토란 같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다마스와 라보의 빈자리를 포터와 봉고가 차지한 것이 한국GM에게는 뼈아픈 일이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생산 재개로 한국GM은 자영업자들은 물론 전체 판매 실적 향상이라는 두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