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과 달리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합병하면서 이제 세간의 관심은 삼성물산으로 쏠리고 있다. 이전까지 삼성엔지니어링의 종착지로 거론됐던 삼성물산인 만큼 앞으로 그룹내 사업조정과 관련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당분간 계열사 합병은 없을 것 같다"는 입장이지만 계열사 사업 매각 등 일부를 조정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그룹내 건설사업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 삼성물산 중심으로 헤쳐모여(?)
삼성그룹내 건설사업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등으로 분산돼 있다.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합병하면서 일단 플랜트 사업은 하나로 합쳐지게 됐다.
제일모직 건설사업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토목 건축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물산과 플랜트가 중심인 삼성중공업이 건설사업의 두 축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앞으로 추가적인 사업 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된다.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건설사업을 정리하는 방안이다. 삼성중공업으로 합쳐진 플랜트 사업을 정리해 다시 삼성물산으로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대로 삼성물산 내부에 있는 플랜트 사업을 중공업으로 보내는 상황도 점칠 수 있다.
중공업과 물산을 합쳐 조선에서 플랜트, 건축 등을 아우르는 거대기업을 만드는 방안 역시 가능한 시나리오다. 사업통합 효과와 함께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같은 추가 합병은 단기간 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마무리한 후 진행될 부분이다. 삼성 고위관계자도 "시기를 못박기는 어려우나 당분간 계열사간 합병은 없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 추가 사업조정 불가피
하지만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다시 추가 조정시기를 놓고 다양한 관측들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중복사업 조정과 사업경쟁력 제고를 바탕에 두고 계열사 합병과 매각 등을 진행해 왔다.
건설사업의 조정 역시 여전히 이같은 흐름 속에 있다. 일단 플랜트라는 중복분야 통합이 이뤄졌지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당분간 두개의 회사로 운영되겠지만 결국 건설사업은 하나로 통합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삼성이 건설분야에서 글로벌 톱 클래스에 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는 만큼 플랜트와 건축 등 일련의 기능들을 한 지붕 아래 둘 가능성이 높지 않냐는 예상이다. 이 경우 삼성물산이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건설의 해외진출에 관심이 있다는 얘기들이 꾸준히 나온다"며 "전자계열사처럼 건설사업 역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