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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갑의 횡포'

  • 2014.12.09(화) 10:50

땅콩 서비스 탓에 램프리턴..'월권·직권남용' 논란
대한항공 황당 사과 "지나쳤지만 지적은 당연"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미국 뉴욕 공항에서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자사 항공기의 이륙을 지연시켜 논란을 빚고 있는 조현아 부사장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어제부터 논란이 대단하죠.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얘긴데요. 뉴욕에서 자사 항공기를 탔다가 1등석 기내서비스가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승무원을 지적하던 중에 이륙하려던 비행기에서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월권이다, 승객 불편을 야기했다며 엄청난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비즈니스워치 윤도진 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윤 기자, 오너의 장녀인 부사장이 승무원 사무장을 갑자기 내리게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알려진 사건 개요는 이렇습니다.

 

조 부사장이 탄 항공편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0시50분 미국 뉴욕 JFK공항을 떠나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KE086 항공기였는데요. 한 승무원이 1등석에 타고 있던 조현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라는 견과류를 봉지째 건넨 게 문제가 됐습니다.

 

원래 매뉴얼에는 승객에게 먼저 먹겠냐고 물어본 뒤, 먹고 싶다고 하면 접시에 담아서 서비스하도록 돼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상호과정 없이 조 부사장에게 봉지째 서비스한 게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죠.

 

그래서 조 부사장이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고 하자 승무원은 "매뉴얼대로 했다"고 답했고요. 그래서 조 부사장이 "사무장을 불러 매뉴얼을 열어보라"고 했는데 이 사무장이 당황해 매뉴얼을 못 찾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조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큰 소리로 "내려라"라고 지시했고요. 이 때문에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비행기가 다시 탑승구로 돌아와 기내서비스 책임자인 남자 사무장, 수석 스튜어드만을 내려놓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항공편은 뉴욕에서의 출발시간이 20분가량 지연됐고 도착도 예정보다 11분 늦게 됐습니다. 승객 250여명은 영문도 모른채 당한겁니다.

 

<앵커>

출발이나 도착이 10~20분 늦어졌다는 것만 보면 그렇게 큰일은 아닌 듯 보이는데요. 이 일이 왜 이렇게 문제가 된 겁니까?

 

<기자>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신이 탄 항공기의 기내서비스를 좀 더 꼼꼼히 챙기려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항공법 상 운항중인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지휘·감독은 '기장'이 하도록 돼 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조 부사장이 승무원을 내리도록 한 것은 지위를 남용한 '월권'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어제 이 일 때문에 항공 당국인 국토교통부도 한바탕 홍역을 치렀는데요. 항공사 오너 가족 임원의 돌발 행동이 초유의 일이라서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일단 국토부는 조 부사장의 행동이 항공법이나 항공보안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는지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인데요. 조 부사장이 서비스나 매뉴얼을 따지면서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런 점이 기내 소란행위가 될 수 있는지도 챙겨보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윤 기자, 그런데 이번 일에 대해 대한항공 설명은 좀 다르다면서요? 어제 밤에 뒤늦게 내놓은 사과문 내용도 아주 황당하다는 반응들이 많던데요.


<기자>
네, 논란이 커지자 대한항공은 승무원이 내린 것에 대해 "조현아 부사장 지시가 아니라 기장과 협의된 사항"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승무원을 내리도록 한 최종 결정은 기장이 했다는 겁니다.

 

어제 밤 10시께는 조현아 부사장을 대신해 대한항공이 공식 사과문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 내용도 회장 딸인 부사장을 감싸는 모습이 역력하다는 해석입니다.

 

대한항공은 "비상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기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었고, 승객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무장이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것을 들어 조 부사장이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기장이 하기 조치한 것"이라면서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토부 내에서는 "회사에서는 부사장이라고 해도 일단 탑승한 비행기 안에서는 승객으로서 대우받고 행동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거든요. 이런 의견이 실제 제재나 행정조치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조 부사장, 이번 일을 보면 성격이 간단치 않아 보이는데요. 평소에 카리스마도 대단하다고 알려져 있죠? 어떤 인물인지도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조현아 부사장은 조양호 회장의 1남 2녀, 3남매중 장녀고요. 키가 175cm가 넘고 성격도 호탕해 회사 내부나 재계에서도, 좋게 말하자면 카리스마가 넘치는 '여장부'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4년생으로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나와 25살인 1999년 대한항공에 입사했고요. 이후 7년만인 2006년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 상무보를 맡으면서 31살에 임원직에 올랐고, 작년 3월 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줄곧 대한항공의 항공서비스와 호텔사업 관련 분야에서 경영 수업을 받아왔는데요. 현재도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와 호텔사업 총괄 부사장, 계열사인 칼호텔네크워크 대표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5월에는 때마침 파견근무 중이던 하와이에서 아들 쌍둥이를 낳고 돌아와 원정출산 시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1살 터울인 남동생 조원태 부사장은 대한항공 경영전략 및 영업부문 총괄을 맡고 있고요, 9살 아래 여동생 조현민 전무는 대한항공의 통합커뮤니케이션팀과 자회사 진에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한항공 승무원은 작년에 이른바 '라면 상무' 사건을 겪었죠. 당시 조현아 부사장은 "현장에 있었던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고 사내 게시판에 적었다고 하는데.

 

이번 일을 보면 당시 그렇게 승무원들을 챙기던 조 부사장이 같은 사람이 맞는지 싶네요. 윤도진 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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