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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끝 탄생, '뉴 삼성물산' 모습은?

  • 2015.07.17(금) 13:46

9월1일 출범..2020년 매출 60조원 목표
거버넌스위원회 등 주주친화 정책 강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건이 각사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았다. 엘리엇을 포함한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의 반대를 딛고 성사된 이번 합병에 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합병법인은 오는 9월1일 공식 출범한다. 합병후 존속법인은 제일모직이지만 사명은 삼성물산으로 사용하게 된다. 합병 삼성물산은 양대 주력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De facto Holding Company) 역할을 하게 된다.

 

삼성은 이미 '뉴 삼성물산'의 비전을 '의식주휴(衣食住休) 및 바이오'를 주요 사업으로 제시한 상태다. 각 사업부문이 시너지를 내며 매출이 지난해 기준 34조원에서 2020년에는 6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 의식주휴, 그리고 바이오

 

합병 삼성물산은 기존 제일모직의 사업인 패션과 레저, 급식 등의 분야와 삼성물산이 맡고 있는 건설과 상사부문으로 구성된다.

 

합병하는 기존의 두 회사에는 각각 2명씩 전문경영인 대표이사가 포진해 있다. 기존 삼성물산의 최치훈(건설·전사), 김신(상사) 사장과 제일모직의 윤주화(패션)과 김봉영(에버랜드) 사장 등 총 4명이다. 합병법인 출범을 전후로 이들의 역할이 어떻게 정리될 것인지도 관심이다.

 

패션사업은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사장도 참여하고 있다. 제일모직 패션사업은 작년 1조8510억원의 매출, 5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캐주얼 브랜드 '빈폴'을 골프 등 서브 브랜드로 확대 중이며 신사복 브랜드 '갤럭시' 등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시장 성장성이 큰 아웃도어와 SPA(Special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식음사업은 제일모직의 100%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를 통해 이뤄진다. 작년 급식 및 식자재 유통 부문 매출은 1조5696억원 규모다. 제일모직 전체 매출의 30.6%를 차지한다. 특히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마진율이 높다. 그룹 계열사 급식사업을 독점하는 만큼 알짜 사업이라는 평가다.

 

합병을 통해 건설사업에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삼성물산의 주력인 건설부문에 제일모직의 건설사업부문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토목과 건축, 주택(래미안) 등에서 업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에버랜드 시절에 쌓은 조경(경관) 분야에 강점이 있다. 두 부문의 중복사업을 통합해 효율을 제고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에버랜드 중심의 레저사업은 합병회사의 건설사업 역량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두 회사는 작년 에버랜드 인근의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공동 인수하는 등 레저 분야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작년 매출은 4296억원으로 제일모직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에 그치지만 자산은 1조5841억원으로 전체의 16.6%를 차지한다.

 

상사부문은 제일모직의 패션·식음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바이오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로 위치한 합병 삼성물산의 신성장동력이다. 위탁생산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확보된 품질, 스피드,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생산능력·매출·이익 규모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바이오시밀러에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에피스는 제품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해외상장을 추진중이다. 삼성은 최근 바이오사업 현장을 공개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지난해 기준 실적

 

◇ 주주친화정책 편다

 

합병 삼성물산은 주주친화 정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합병 결정 및 진행과정에서 제기된 주주들의 목소리를 중시하겠다는 생각에서다.

 

합병 삼성물산은 우선 30%수준의 배당성향을 지향하고 투자기회, 사업성과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높여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이사회 독립운영 강화를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주주권익(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특수관계인 거래, 인수·합병 등 주주의 권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심의하는 기능을 맡기겠다는 설명이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총 6명으로 구성하며 사외이사 3명과 외부전문가 3명이 참여하게 된다. 외부전문가 3명 중 1명은 주주 권익보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회사의 발전과 미래비전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는 주요 주주의 추천을 통해 선임한다.

 

합병 삼성물산은 거버넌스위원회 소속 사외이사 1인을 주주 권익보호 담당위원으로 선정하고, 외부 전문가 1인에게도 주주 권익보호를 맡겨 2중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주주와 소통 확대 및 기업시민의 역할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하는 CSR(기업의 사회책임)위원회의 운영안도 구체화했다. 우선 합병 삼성물산은 사회공헌 기금을 영업이익의 0.5% 규모까지 확대해 운용할 계획이다.

 

또 주주에게 정기적으로 회사의 경영상황과 계획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청취해 반영하는 주주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그밖에 외부 전문가와 사내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CSR 전담조직을 구성해 글로벌 기업의 주주·시장·사회 기여 사례를 연구, 회사정책에 반영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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